▲회사 동기의 인생 첫 글나의 권유로 회사 동기가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신재호
족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그 취미 생활이 삶에 얼마나 큰 활력이 되어주는지를 세세하게 적었다. 평소 족구를 좋아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족구 지도사 자격증까지 따며 진심인지는 글을 읽고 처음 알았다. 세련된 문장이나 고급스러운 표현 하나 없는 있는 그대로의 담백한 글이었지만 글쓴이의 진심이 가득 담겨 있어 내 마음도 움직였다.
보기 좋게 문단을 나눠주고, 오타 정도를 수정해 주었다. 잘 썼다고 말해주며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면 좋겠다고 힘을 주었다. 동기의 반짝이는 눈빛을 바라보며 나도 처음 글을 만났을 때 그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블로그 이웃 신청도 했다. 그때부터 동기는 5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다. 밤늦도록 피곤하지 않은지 글쓰기에 집중했다. 더는 주식 강의도 없었다. 동기의 글을 매일 읽으며 열심히 댓글을 달았다. 족구는 동기에게 단순히 운동이 아니었다. 중년의 퍽퍽한 삶에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솔직한 글이 가진 거대한 힘
함께 입사한 지 15년이 넘었지만, 근무지가 달라 단편적인 모습만 알았는데 글을 통해 그의 삶을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 동기 역시도 중년을 지나가며 여러 고민이 있었다. 나와 맞닿은 부분이 많아 공감되었다. 글이란 그런 것 같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길게 말하지 않아도 쓴 사람의 솔직한 마음이 담기면 그대로 전해졌다.
교육을 마치고 헤어지는 날 동기는 고맙다며 내 손을 꽉 쥐었다. 그건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글을 읽으며 한층 더 가까워짐을 느꼈다. 비록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글을 통해서 계속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고 응원을 할 것이다.
삶이 무기력하거나, 깊은 고민으로 흔들거리고, 혹은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싶다면 주저 말고 펜을 들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큰 즐거움이 찾아올지 글로 다 표현할 순 없지만, 직접 써본다면 분명 알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듯, 이제 막 눈을 뜬 동기가 그렇듯이 말이다.
직장 다니면서 글을 만나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세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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