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on Trailer2022년 1월, 코로나19 이후 아마존 대형 배송트럭의 모습(자료사진).
김욱진
무엇보다 프랜차이즈 매장의 가장 큰 수익은 본사가 독점하며, 개인 소유주들은 상품 판매 수익보다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인한 지대 수익에 의존하는 자본 구조에서 노동자들이 단체협상을 통해 노동 조건을 바꾸는 전통적 노동조합 방식이 유리하지 않다고 여겨졌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15달러 투쟁(Fight for 15)'이라는 이름의 생활임금 투쟁이 SEIU의 지원으로 전국적으로(28개 주) 퍼져 나가며 주 정부와의 협상을 통한 패스트푸드 산업 및 저임금 노동자 전체를 대상으로 해 투쟁 성공을 거두었고,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패스트푸드 산업 노동위원회 관련 법안(FAST Recovery ACT & AB257)이 통과되면서 주 정부를 상대로 하는 산별 협상 모델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달리, SEIU 노동자연합(Workers United)의 지원으로 새롭게 탄생한 스타벅스노동자연합(Starbucks Workers United: SWU)은 본사가 소유한 매장을 주요 타깃으로 조직을 확대하고 있으며, 전통적 방식의 전국적 노동조합을 통한 본사와의 직접적 단체협상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노동자 집단의 특수성도 간과할 수 없다. 맥도날드, 던킨도너츠, 버거킹 등 대형 패스트푸드 매장의 저임금 노동자 집단과 달리, 스타벅스는 바리스타를 중심으로 평균 25명의 노동자가 한 매장에서 평등한 형태로 근무하며 "파트너"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스타벅스 노동자 다수는 백인(53.5%)이며 여성(69.2%)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2) 바리스타의 평균 임금은 12달러 수준으로 여전히 전국 최저임금 8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다수의 패스트푸드 노동자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학생 등 고학력 노동자가 많은 점도 스타벅스의 노동조합 결성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략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전국적으로 알려내고, 대학가를 중심으로 하는 타깃 매장의 핵심 노동자들을 줌 워크숍을 통해 교육하며 작은 매장을 연결하는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아마존노동조합(Amazon Labor Union: ALU) 사례와 비교해 보면, 물류센터는 수천 명의 노동자가 집약된 공간에서 기계적으로 작업에 열중하는 환경인 데 반해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좁은 공간에서 친밀도가 높은 노동을 수행하며 개개인의 노동자가 주도적으로 노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ALU(아마존노동조합)는 소수의 선도적 노동자들이 주도해 노조를 결성한 데 반해, 스타벅스는 소수의 핵심 리더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분산된 개개인의 참여가 전국적 노조 확대를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된다.3)
기대와 달리 ALU는 스텐튼 아일랜드 조직 이후 타 지역으로 확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 반해, 스타벅스는 짧은 시간 안에 전국적 조직으로 퍼져 나갔다. SWU전국협상위원회 열다섯 가지 "비경제 제안"을 살펴보면, 노동시간 확보, 드레스 코드 반대, 노동위원회 설치, 건강 및 안전, 차별 반대, (LGBTQ+프라이드 슬로건을 활용한) 노조 활동 보장 등을 임금 협상보다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젊은 노동자들의 정치적 성향과 지향이 잘 드러난다.
미국의 대안적 노동운동 사례를 연구한 제니스 파인의 책 제목 <No One Size Fits All>처럼, 노동조합 활동의 길은 하나일 수 없다.
<참고 자료>
1,3) John Logan, "High-Octane Organizing at Starbucks," New Labor Forum (November 2022) https://newlaborforum.cuny.edu/2022/11/03/high-octane-organizing-at-starbucks/
2) https://stories.starbucks.com/stories/2020/workforce-diversity-at-starbu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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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무덤' 불리던 곳에서... 미국 스타벅스의 노조 결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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