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필름사진으로 설명해 주는 손병효 작가
강상도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 합니다. 좋은 빛을 마주하기 위해 거친 새벽바람을 마시기도 하고, 때로는 모진 비를 맞는 것이 일상화되기도 했습니다. 30kg 무게의 사진장비를 짊어지고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관찰하면서 혼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을 담기 위해 밀양의 어느 곳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갔습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밀양다운 순간을 사진에 온전하게 담아낸 손 작가의 사진작품들이 있다. 밀양의 사계절을 한눈에 볼 기회를 엿볼 수 있었다. 다양한 아날로그 방식의 카메라로 담긴 밀양의 사계는 한 편 한 편 볼 때마다 순간을 담아내고자 하는 열정과 시선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상주하는 날에 그는 작품 세계를 안내하는 도슨트 역할도 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은 필히 자신과의 싸움일 것이다. 손 작가의 경륜과 삶이 고스란히 사진 속에 드러난 그의 작품에서 탄성이 절로 나오는 것은 땀과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오천평반석은 물에 비친 오색찬란한 가을빛의 반영이 단연 압권이다. 적조암의 작품은 구름이 바다처럼 깔려있는 가을 운해를 몽환적 느낌으로 사진에 담겼다.
2022년 10월에 찍은 '사자평 억새'는 한 폭의 수묵화로 담아내 듯 은빛으로 일렁거리는 억새가 예술이다. 절묘한 순간을 담아내기 위해 고요한 기다림의 미학 속에 자신을 맡기는 시간만큼 작품은 온전히 빛을 발한다. '파크골프'는 남천강변을 배경으로 골프대회가 열리는 날 순간을 담았다. '종남산 춘설'은 손 작가가 자랑할 만한 작품으로 에필로그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