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실패와 포기를 하던 저에게는 글쓰기도 실패한 일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세상과의 연결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었기에 다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Michael Dziedzic
글쓰기도 그렇게 중간까지 가다가 포기한 일 중 하나였습니다. 학창시절 교내에서 개최한 백일장에서 한 번 입상한 것 빼고는 눈에 띄는 활동도 없었어요. 책읽기를 좋아하다보니 소설 창작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도무지 이야기의 마무리를 짓지 못했습니다.
결국 10대 중반 이후부터는 소설이나 글쓰기에 대해 생각하기를 멈추고 아예 손을 놓아버렸어요. 조현병 증상이 나타난 직후에는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해 글쓰기는 생각도 꺼내지 않았고요. 그냥 모든 걸 포기하고 살았죠.
하지만 발병 후 글 읽기를 연습하던 어느 날, 이야기를 통해서라면 세상과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은 너무 유명해서 한번쯤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해요. '세상과 단절하고 말았다'라는 완곡한 어투의 말이 자살을 은유하기도 하는 만큼, 세상과 연결감을 가지는 건 누구에게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발병 직후 저에게는 당시에 그런 감각이 희미했어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어렵고 집 밖에 나서기도 무서웠죠. 전에도 얼마 없던 인간관계는 대부분 사라졌고요. 회복기와 휴식기에 있는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그렇듯이, 혈연을 제외하고 세상과 접촉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없는 상황은 상당히 고통스럽고 외롭습니다.
그 날부터 단편소설 한 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이 흐지부지 되었던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글을 쓰는 동기가 확실하고 강해서 끝맺음을 할 수 있었어요. 생애 처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지었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습니다.
그렇게 완성만 하고 저 혼자 소설을 간직하려 했는데 막상 완성하고 나니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완성한 글을 온라인에 업로드하였고 운이 좋게도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셨습니다. 그런 경험이 지금까지 창작과 삶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세상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