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보랑산장에서의 조식
윤지영
따뜻한 차와 쓰디 쓴 모닝커피와 잼바른 빵을 먹으며 다음 루트를 가늠한다.
레 꽁따민 몽주아에서 낭보랑까지 가는 길은 2가지다.
① 레꽁따민 몽주아 - 라프하스- 트렐 라 떼뜨 산장 - 콤브 누아르 - 낭보랑 산장(탁트인 몽주아계곡과 트렐 라 떼뜨 빙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나 중급의 난이 도로 오르내림이 있다.)
② 레꽁따민 몽주아 - 노틀 담 드 라 고르쥬 성당 - 콤브 누아르 - 낭보랑산장(Tmb 코스중 하나인 GR5로 본옴므고개 방향으로 이동하기 좋은 코스이며 하천을 따라 완만한 경사로 걷기 좋다.)
책으로 만 본 이 루트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하천을 따라 이동하는 평이한 길을 선택하기로 한다.
밖으로 나와 보니 밤에 보았던 을씨년스런 산장의 모습은 간데없고, 밝은 햇살아래에서 한층 따뜻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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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 트레킹 중 만난 노틀담 성당 노틀담 성당입니다. ⓒ 윤지영
노틀담 성당 입구표지판을 보고 천천히 오솔길을 따라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가다보니 작은 오솔길 어귀에서 미국에서 온 부부가 아장아장 걷는 아들과 유모차에 태운 딸과 함께 야생화가 핀 계곡 오솔길을 호젓하게 성당으로 난 길을 걷고 있다. 앞질러서 가고 싶지만 가족의 평화로움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 뒤에서 천천히 따라간다.
조금 지나니 노트르담 성당이라고 씌여진 표지판이 나온다. 표지판을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금방 아담한 작은 성당이 나온다. 종교 없는 나에게조차 경건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성당이다.
성당 안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잠시 성당 안처마에서 비를 피하기를 몇 분, 그냥 맞고가자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낭보랑 산장을 향해 이동한다.
보통 몽블랑 트레킹을 하는 한국 사람들은 레콩따민 몽주아에서 레샤피우까지 하루만에 가는 경우가 많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첫날 트레킹을 하며 느낀 게 있었다. 트레킹의 목적이 걷는 것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뷰를 보며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생활도 함께 경험하거나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과감히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는 산장도 들르며 유럽 사람들처럼 천천히 트레킹을 해보자고 결정했다.
천천히, 하나하나 느끼는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