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식 현대무용가의 6시간을 훈제로 구운 바베큐 김남식 현대무용가와 김문생 화가가 직접 준비하여 손님 대접을 한다. 대접받는 김남식의 제자들. 마당에서 먹으면 캠핑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수피아
출출해도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코트 안에서 해결이 된다. 입구에서 토큰을 사면 바베큐와 빈대떡을 사먹을 수 있다. 입장권 없이 공연 및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이런 예술제는 어떻게 탄생한 걸까?
"처음은 4명이었다"
이번 행사 운영원장이자 CF감독으로서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을 만들었던 이지송 미디어 아티스트는 "6년 전 오픈한 이후 코트는 거대 자본에 밀려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 이 공간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나 포함 4명이 뭉쳤다. 물론 심각한 회의는 아니고 와인을 한잔하며(웃음) 정했다"고 했다. 나머지 3명도 심상치 않은 분들일 거 같아 설명을 요청했다.
"무용뿐만 아니라 음악, 사진, 미술 등 외국 여행을 다니며 수집한 작품들을 콜렉션 할 정도로 예술의 폭이 넓은 현대무용가 김남식과 국내 1세대 여성 베이시스트 송미호, 인도네시아·아이티 등 30년간 외국 피난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사진에 담은 성남훈까지 모여 우리의 힘이 파생해서 여기까지 왔다." 역시 범상치 않은 한국 예술계의 대가들이었다. 버팀목이 되어준 선배들의 부름에 후배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응답했다.
"임준식 바리톤은 제주에서 비행기 표를 끊어서 왔고, K아트 전도사라 불리는 황란 작가는 전시 때문에 두바이에 있으면서도 부산에서 전시중인 작품들을 전시 끝내자마자 우리 개막식 전날밤에 도착하게 해줬고 두바이 전시 설치를 마치고 곧장 코트로 날아왔다. 다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귀한 인연들이 모여 만든 예술제"라고 덧붙였다. 각자 요리한 음식을 싸가지고 와서 파티하듯이 각자의 재능을 모으자는 의미로 만든 '코트 포트락(Potluck) 예술제' 그 이름에 걸맞게 작가들은 모여들었다.
이지송 운영위원장은 "이 모든 일은 다 '안주영' 코트 운영대표의 영향력이었다. 예술에 대한 그녀의 깊은 울림은 많은 이들을 감동하게 했고, 심지어 코트를 무너뜨리려는 세력들까지도 감화되기도 했다. 시련을 이겨내면서도 초연하게 대처하는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치 소설에 나오는 인물에 대한 묘사를 듣는 기분이었다.
동업자들과 함께 6년 전 오픈을 했지만 그녀의 바람과는 다르게 너무 상업적으로 흘러가는 코트를 지켜볼 수 없었고, 다른 동업자들은 수익성 보다는 예술 문화를 창출하려는 그녀를 못마땅해했다. 그렇게 코트는 용역들과 크레인에 짓밟혔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한겨울에도 옥상에서 텐트를 치며 보초를 서준 국내외 친구들과, 지방에 살면서도 주말마다 올라와서 부서진 곳을 수리해주는 예술로 묶인 친구들이 있었다. 그렇게 2020년 3월 1일 복합문화공간 코트로 재탄생하였다. 그녀는 왜 그렇게 힘들게 이 공간을 지켜내려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