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을 주제로 한 벽화가 그려진 서석마을 풍경. '매천 황현'이 나고 자란 마을이라는 자긍심이 묻어난다.
이돈삼
황현은 전라남도 광양에서 태어났다. 봉강면 석사리 서석마을이다. 어려서부터 재주와 슬기가 남달라 신동(神童)으로 불렸다. 29살 때 별시문과에 응시, 1등을 했지만 한미한 집안 출신이라고 2등으로 밀렸다. 34살 때 식년시에 응시, 당당히 1등으로 합격했다. 그러나 성균관 유생생활을 마다하고 낙향했다.
낙향해선 구례 만수동과 수월리에서 살았다. 제자들을 양성하며 시를 쓰고, 역사를 기록했다.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매천야록(梅泉野錄)>과 <오하기문(梧下記聞)>이 그때 쓰였다.
<매천야록>은 1864년부터 1910년까지의 역사를 날짜별로 적었다. 우리나라 근대사 연구의 필독서로 꼽힌다. <오하기문>은 동학농민운동의 발생과 진행과정을 소상히 기록하고 있다. 농민군의 포고문도 실려 있다.
황현은 기록에도 엄격했다.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비판을 했다. '매천필하무완인(梅泉筆下無完人)'이란 말이 나온 것도 그런 연유다. 매천의 붓끝에서 온전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