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잼이 있다면 아침이 특별하다.
Hyeyoung Jess
"나는 갈색 피부를 가진 네가 싫어!(I hate you because you have brown skin!)"
학교 가기 싫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주먹질에 발길질이며 신발 던지기까지, 이제는 아들의 아침 일상이 되어버렸다. 맥시라는 아이가 새로 전학을 왔다. 학급에서 유일하게 흑인인 아들의 갈색 피부가 싫다며 노골적으로 따돌렸다.
"나 쳐다보면 죽을 줄 알아!"
6살 아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니. 놀라우면서도 그 협박의 대상이 우리 아들이라는 사실에 가슴 한구석이 잘려 나간 듯 아팠다.
"걔가 나를 어떻게 죽여. 말도 안 되지?"
아들이 기가 막힌다는 듯 말했다. 나도 세게 콧방귀를 두어 번 뀌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아침마다 학교 가기 싫다고 발버둥 치는 아들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 가면서도 학교에 기어코 보내는 내가 잘하는 짓인지.
무거운 벽돌 몇 개가 심장으로 투두둑 떨어진 기분이다. 무겁다. 담임 선생님과 교장선생님께 말했지만 상황이 생각보다 쉽게 잦아들진 않았다.
다름을 축하하는 우리 가족만의 의식
어느 날 아침, 식탁에 앉아 토스트를 먹는데 6살 아들이 이슬 같은 눈물을 방울방울 흘렸다.
"아빠, 왜 나는 갈색 피부를 가진 걸까? 나도 흰색 피부면 좋겠어."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이 한 말은 처음이 아니다. 두 딸이 유치원 다닐 때도 똑같이 했던 말이었다. 남편이 누렇게 토스트 된 식빵에 초코 누텔라를 바르며 말했다.
"나는 부드럽고 진한 초코 누텔라라고 해."
나도 토스터에서 막 튀어나온 따뜻한 식빵에 마멀레이드 잼을 바르며 말했다.
"나는 노란빛이 반짝거리는 오렌지잼이지."
"...나는 달콤 고소한 피넛버터잼!"
잠깐의 침묵을 깨고 아들은 땅콩 알갱이를 와그작와그작 씹으며 소리쳤다. 딸은 노랗게 구워진 베이글 위로 하얀 크림치즈를 듬뿍 발랐다.
"베이글에는 뭐니 뭐니 해도 입에서 사르르 녹는 크림치즈지! 너 그거 알아? 여름이 되면 우리 모두가 벌겋게 달아올라. 여기 딸기잼처럼."
절로 웃음이 터졌다.
"아들, 네가 제일 좋아하는 땅콩버터를 매일 아침 빵에 발라 먹는다고 생각해 봐. 특별할까?"
".... 아니요."
"다름은 절대 지루하지 않아. 우리는 다름을 축하해야 해!(Differences are never boring. We need to celebrate our differences!)"
모두가 "축하해!(celebrate!)"라고 외치며 우리 가족만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남편의 말에 수천 번 수억 번 동의하는 바이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적힌 혐오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