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지기 손한일씨는 오동도 등대를 관리하고 지키며 243기의 항로 표지를 모니터링한다.
조찬현
21일 오동도 등대에서 근무 중인 등대지기 손씨를 만났다. 그의 임무는 오동도 등대를 관리하고 지키며 243기의 항로 표지를 모니터링한다. 또한, 야간에 항해하는 선박이 사고 없이 운항하며 항구에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바다 지킴이인 등대지기의 삶은 우리가 아는 낭만적인 감상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였다. 늘 외로움을 안고 산다는 그의 근무지인 오동도 등대는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듯했다. 오동도를 관광하며 보았던 등대의 멋진 풍경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 하루 몇 시간 근무합니까?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저녁 7시에 퇴근을 합니다. 야간 근무조와 12시간 맞교대를 합니다. 한 사람은 휴무 중이고, 세 명이 교대로 근무합니다. 맞교대하는 게 좀 힘들긴 하지만 여기 울타리 안에 숙소가 있으니까 휴식 때는 편하게 쉴 수가 있습니다."
- 오면서 보니까 오동도 참 멋지던데요, 여기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것 같아요.
"그렇긴 하죠, 처음에는 좋았죠. 근데 오래 근무하다 보니 감성이 둔해진 것 같습니다. 1997년에 입사를 해서 올해 28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 가족과 떨어져 산 세월이 많아 서로 서먹서먹하겠어요.
"자녀들과 사이에서 오는 갈등 같은 거 있잖아요. 식구들하고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보니 뭐랄까 갈등이 생기면, 그걸 해결하는 과정이 상당히 오래 걸리더라고요. 결혼 생활 20년이 넘었지만, 집사람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게 도대체 뭔가 싶을 때도 있고요."
- 주로 하는 임무는.
"여수지방해양수산청에서 관리하는 항로 표지가 있거든요. 243기 정도 되는데 여기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면서 그 상황에 맞게 대처를 하는 겁니다. 항로 표지라고 하는데, 그 안에 무인등대, 방파제등대 또 섬에 있는 등대들 그리고 여수광양만에 있는 등 부표들을 비롯해 항로 표지라고 지칭되는 것들은 다 관리하고 있습니다."
- 등대지기 하면서 목격한 가장 멋있는 풍경은?
"별이 많이 떴을 때요. 밤하늘에는 별이 반짝반짝하는데 바다는 까맣잖아요. 하늘하고 바다가 밤에는 바뀐 것 같아요. 밤에는 바다가 육지가 되고, 육지가 바다가 되는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밤하늘에 풍차... 등대 백색 섬광이 멋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