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로 입구에서 하고 있는 1인시위.
김의곤
"윤석열, 당장 내려와"라는 펼침막을 들고 거리에서 80일째 평일 아침마다 1인시위를 하는 시민이 있다.
경남 창원역 옆 창원대로 입구 쪽에 있는 교통섬에서 월요일~금요일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벌어지는 1인시위다.
지난해 말에 시작해 이날(24일)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민은 김의곤(60)씨다. 그는 "민생 파탄·외교 참사·전쟁 불안·깡패 정치 윤석열, 당장 내려와"라는 펼침막과 "50억 클럽과 김건희는 왜 수사 안 해?"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잘못에 대해 시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1인시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일주일가량 창원 정우상가 앞쪽에서 하다가 이곳으로 옮겨 계속하고 있다.
김의곤씨에 따르면, 80일째가 되던 이날 아침에 그의 후배가 응원하러 왔다. 후배는 따뜻한 보리차를 싸 들고 와서 김씨를 대신해 30여 분간 1인시위를 대신했다. 김의곤씨는 "응원 나온 후배가 너무나 고맙고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페이스북)를 하지 않는 그는 매일 1인시위를 하며 일어났던 일과 느낀 점에 번호를 붙여 '출시(출근시위)'라는 제목으로 시를 써 주변 사람들에게 카카오톡으로 알리고 있다.
이날 아침에는 '출시 80'이란 글을 공유했다. 하루 전날 국가정보원이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벌인 압수수색 상황을 떠올리는 글이었다.
김씨는 글에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갈구했다고 분단을 넘기 위해 통일을 노래했다고. 자본의 횡포에 맞서 노동의 가치를 옹호했다고 부조리에 짓밟히고 외면당하는 인권을 위해 싸웠다고. 뒤틀린 세상 바로 펴기 위해 진보의 깃발을 들었다고 공정과 상식을 파괴하는 부당한 권력에 저항했다고. 하루아침에 이웃들 눈앞에서 낙인을 찍어 조리돌림하고 법이 정한 존엄과 권리까지 무자비하게 도륙하는 야만"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 야만이 내 이웃을 할퀴고 급기야 우리들 코앞에서 일상을 위협하며 겁박하는 나치 파시스트의 나라. 더 이상 외면하지 마라. 더 이상 무심하지 마라. 이미 '아이히만의 학살'은 어느새 목전에 와 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