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으로 출동하는 어머니들
김지영
시장은 동네 산책을 하다가 몇 번 지나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가게의 반 정도가 문을 닫은 상태였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습니다. 시장 입구부터 좌판이 늘어서고, 이날을 기다려온 듯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조용하던 시장가에 상인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장 보러 나온 이들의 말소리가 더해지며 미디엄 템포의 신나는 음악처럼 시장에 활기가 되살아났습니다.
시장 입구부터 시작된 노점은 시장 안쪽의 골목을 메우고 시장 건너편 공용 주차장까지 연결되어 제법 규모가 컸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품목의 노점을 만날 수 있었는데, 제법 역사가 오래된 5일장의 위엄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이러한 전통과 역사를 잘 아는 이들은 변함없이 5일장을 찾아오는 듯 보였어요. 시장의 즐거움을 만끽할 채비를 단단히 하고 말입니다.
5일장을 몇 번 경험해보지 못한 초짜도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습니다. 동네 문구점에 가려던 산책의 목적은 잠시 접어두고 우연히 찾아온 과정을 즐겨보고자 시장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시장 입구, 북적대는 사람들 틈에 섞여 드니 흥이 납니다. 왜 시장을 가면 기분이 좋을까요? 저는 금세 그 이유를 알아차렸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람' 때문이었습니다. 시장에선 물건보다 사람이 먼저 보였습니다. 농산물을 직접 재배하고 수확하여 시장에 싣고 온 '사람', 자신이 팔고자 하는 물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애정이 있는 '사람'. 그리고 그런 이의 물건을 사고자 하는 또 다른 '사람'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