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경남)일반노동조합은 2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강당에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실태조사와 각종 법령·고시 등 위반사례의 검토·대책 토론회”를 열었다.
윤성효
"휴게실이 없는 데가 많고 있더라도 남녀 구분이 없다. 회의실·사무실과 같이 사용하기도 하고, 컨테이너가 대부분이다. 환풍기도 없다. 냉장고와 탁자는 있지만 재활용품 수거하면서 가져온 것이다. 화장실이 없다 보니 노상방뇨한다."
환경미화원·생활폐기물수집운반원들이 털어놓은 근무 실태다. 이같은 현황은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일반노동조합(경남, 위원장 조용병)이 22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강당에서 연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실태조사와 각종 법령·고시 등 위반사례 검토·대책 토론회'에서 발표됐다.
송정묵 창원위탁환경지회장은 발제를 통해 "창원에 재활용품 수집운반 12개 업체가 있지만 노동조합이 있는 5개 업체에 대해서만 현황을 파악했다"며 "다른 업체들도 5개 업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게실에 대해 송 지회장은 "조사 대상 5곳 가운데 3곳만 있다. 회의실을 겸하고 있으며, 남녀 구분이 없다. 회의실은 4곳이 컨테이너이고 1곳은 사무실로 돼 있다"면서 "환풍기는 2곳만 있고, 냉장고와 탁자는 주워 온 것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휴게실에 정수기·에어컨은 일부만 있었다. 탈의실은 남녀 구분이 없었고 창문과 환풍기가 없다. 샤워실은 비좁기도 하지만 남녀 구분이 없다"고 했다. 화장실이 없어 노상방뇨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휴게실이 제대로 없어 차량 안에서 쉬는 때가 많다"며 "휴게실에서 쉬고 있으면 업체 사장이 앞에 서 있기도 한다. 그러면 어느 직원이 휴게실에서 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차량에 달린 영상장치에 대해 송 지회장은 "시 지원금을 받아 설치했지만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않고 고장이 잦다. 고장 나면 녹화가 안된다. 고치지 않고 차량을 운행하는 사례가 많다"며 "그러면 사고가 나도 영상장치를 확인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관련 규정에서는 운전원 1명과 상차원 2명의 3인1조로 근무하도록 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송 지회장은 "현장에서는 3인1조가 되지 않고 한 차에 2인이 하거나 1인이 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통영에서 일하고 있는 정영근 일반노조 생활폐기물분과장은 토론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보면 휴게실과 샤워실의 크기와 시설물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대부분 냉난방 기능이나 습도조절, 환기시설, 비품이 없다. 통영의 경우 1곳을 제외하고 창고나 교육공간으로 같이 사용하고 있다. 온전하게 휴게실 효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 분과장은 "화장실은 남녀 구분없이 사용하다 보니 특히 여성 직원들이 굉장히 불편해한다", "3인1조를 지키지 않으면 산재가 발생했을 때 방치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근무시간에 대해 정 분과장은 "환경부 지침은 전체 주간 근무다. 그런데 전체 야간 근무로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라고 했다.
또한 "환경미화원을 10년 정도 하게 되면 근골격계 등 질병에 시달린다. 작업복을 입고 식당에 가면 피한다"는 등의 사례를 전하며 "환경미화, 생활폐기물 수거·운반은 사회 필수 업무다. 사람을 돈으로 보지 말고 인간 중시의 발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미화원은 사회필수... 노동환경 개선책 마련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