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김 후보의 관련 발언의 여파는 다음날(21일)까지 이어졌다. 천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 질문 받을 때 제 표정을 자세히 보시면, 제가 웃었다. 너무 잘 됐다"라며 "제 입장에서 '너무 잘 됐다'는 것도 있는데, '김기현 후보 뭐지? 이거 자책골인데 확실하게'(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천 후보는 "(김 후보가) 요새 전략적인 사고를 못하시는 건가, 왜 이렇게 여유가 없으신 건가 이런 생각을 했다"라며 "(그렇게 물어도) 저는 '바이든'이라고 답할 게 이미 명확하다. 여러 차례 언론에서도 이미 밝혔고, 저한테 그걸 또 물어보는 거는 거의 의미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만약에 '바이든, 날리면' 질문을 할 거라면 차라리 입장이 애매한 안철수 후보한테 해야 이게 의미가 있다"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김기현 후보가 당대표 선출 룰이) 당원 100%라는 거에 너무 꽂혀 계시는 것 같다"라며 "내가 선명한 '날리면' 후보다라는 걸 어필하려는 취지이신 것 같은데, 이게 얼마나 큰 패착이냐 하면 '날리면'인 거 생각하시는 분도 꽤 되시겠지만, 당원들은 이 이슈가 나오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원들 입장에 '바이든, 날리면' 이슈가 재점화되는 것 자체가 불편한 일인데 지금 김기현 후보 입장에서는 굉장히 자책골을 넣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대통령실에 계시는 수많은 분들도 이 이슈가 재점화되는 걸 불편해하실 것 같다"라며 "어제 토론회 끝나고 김기현 후보가 전화를 받으셨을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용산 대통령실부터 여의도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그리고 '친윤(윤석열 대통령)'계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고 있는 김 후보가, 오히려 대통령실에 정치적 부담이 되는 주제를 되살렸다는 취지이다.
이준석 "내부총질 수준을 넘어서 수류탄을 떨어뜨리고 있다"
천하람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토론회가 끝난 직후 본인의 SNS에 "대통령실에서 언급 안 했으면 하고 있었지 싶은 '바이든', '날리면' 질문을 김기현 후보 측에서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라며 "대통령 탈당 및 신당 창당, 탄핵 발언, '바이든 날리면'까지 가히 김기현 후보 측의 설화 리스크라고 대통령실에서는 생각할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내부총질 수준을 넘어서 계속 수류탄을 핀 뽑고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있다"라며 "조금만 더하면 실수가 아니라 프래깅(fragging, 고의적 아군 살해)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조심 조심 또 조심"이라고도 지적했다.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전 대표는 "김기현 후보가 나 홀로 불안에 떠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라며 "아무도 안 물어봤는데 갑자기 '바이든', '날리면'을 자기가 치고 들어온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원래 저희 기본 전략이 안철수 후보가 맨날 '그거 언제 물어보지'만 기다리게 만드는 전략이었는데, 실제로 저희가 안 후보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라며 "김기현 후보가 그게 (자신에) 유리한 질문이라고 판단했다면, 그것도 참 웃긴다"라고 이야기했다. "하도 분위기 안 좋으니까 '본인이 혹시 전향적인 답변을 하려나?' 그런 생각을 했다"라며 "(김기현 후보는) 그냥 멘붕인 거다"라고도 덧붙였다.
약간 실점하더라도 '1위 지키기' 전략? "가랑비에 옷 젖듯 실책 누적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