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지도
외교부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 유일의 연방제 국가입니다. 이 말레이시아 연방은 3개 직할시와 13개 주로 구성되어 있지요. 13개 주 가운데 11개 주는 말레이 반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나머지 2개 주는 동쪽 보르네오섬에 위치해 있고, 이 두 주를 동말레이시아라고 부릅니다.
사실 동말레이시아의 영토는 서말레시아보다 한참 크죠. 우리가 흔히 휴양지로 알고 있는 코타키나발루가 바로 이 동말레이시아에 있는 도시입니다. 둘 사이를 오가는 데는 말레이시아인이라도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어쨌든 동말레이시아 역시 말레이시아입니다. 덕분에 말레이시아는 UTC+8 시간대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연방제 국가라는 점에서부터 눈치채실 수 있겠지만, 말레이시아는 아주 독특한 체제를 가진 국가입니다.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의 지배를 받았지만, 화교의 영향력이 강하고, 인도계 이민자도 많지요. 그러면서도 말레이 인의 정체성이 살아있고,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는 국가입니다. 아주 많은 문화권이 융합된 현장이지요.
저는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뒤 기차와 페리를 타고 페낭으로 들어왔습니다. 특히 페낭은 말레이시아의 13개 주 가운데 중국계 인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일한 주죠. 물론 인도계와 말레이계 인구도 많습니다. 한때 영국이 건설한 말레이 '해협 식민지(Straits Settlements)'의 수도였던 탓에, 여전히 서양식 건축물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페낭섬에 도착해 숙소로 걸어갈 때부터 이 도시는 제게 독특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숙소 앞에는 중국계 도교 사원이 있었고, 그 맞은편에는 인도계의 거주 지역인 '리틀 인디아'가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저 멀리 보이는 이슬람 모스크에서는 시간에 맞춰 아잔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조금만 걸어 나가면 가톨릭 성당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아주 이질적인 여러 문화가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공존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