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씨가 키우는 애벌레 굼벵이
현성자
생 굼벵이 1kg을 말리면 약 200g이 나오고 가격으로는 5~6만 원 선이다. 겨울철에도 굼벵이가 자라면 난방 온도를 높여줘야 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
굼벵이도 누에처럼 번데기 방을 만들어 풍뎅이로 나와 알을 까고 번식을 한다. 전문가는 암수를 구별할 수 있지만 보통 사람은 어렵다. 액체를 우유처럼 하얗고 되직하게 쏘면 암컷이다. 수컷은 액체를 약간 묽게 쏜다. 대략 1령은 15일, 2령은 19일, 3령은 120일 정도로 총 3령의 애벌레 기간을 보낸다. 위의 사진 속 김씨 손바닥에 놓여 있는 굼벵이는 3령이다. 완전 변태한 풍뎅이는 바나나를 먹고산다.
2019년 곤충사육업이 축산업으로 분류되어 14종(갈색거저리, 넓적사슴벌레, 누에, 늦반딧불이, 머리뿔가위벌, 방울벌레, 왕귀뚜라미, 왕지네, 여치, 애반딧불이, 장수풍뎅이, 톱사슴벌레, 호박벌, 흰점박이꽃무지) 곤충이 가축으로 지정됐다. 현재는 굼벵이를 키우려면 축사를 지어 허가를 얻어야만 할 수 있다.
굼벵이는 느타리버섯의 배지를 잘게 부수어 여러 가지 영양분을 첨가한 것을 먹는데, 이것만 따로 만드는 회사가 있다. 굼벵이는 발효되지 않은 먹이를 먹으면 다 죽는다. 25도~28도가 굼벵이 살기에 가장 적당한 온도다. 15도 이하가 되면 성장이나 움직임을 멈춘다.
30도가 넘는 여름에는 기어 나와 밭의 곡식을 갉아먹는 해충으로 사람에게 미움을 받지만 굼벵이에게는 여름이 가장 좋은 계절인 셈이다. 6~7년 전에만 해도 굼벵이 인기가 한창이었는데 현재는 한약방에서 주로 싼 중국산을 쓰기에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이 일을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을 때가 언제냐고 물으니 김씨가 "사든 안사든 문의 전화가 왔을 때"라고 말한다. 특히 컨설팅 문의는 기분이 좋으면서도 조심스럽단다. 잘 되면 좋지만 혹여라도 안 되면 미안해서다. 말린 굼벵이 1kg을 보여주며 "진액이나 환, 가루, 과립으로 먹으면 된다. 흰점박이 꽃무지 굼벵이는 간 건강과 면역력 강화, 혈액순환 등에 좋다"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을 물었더니 그는 "현재 사육장이 신규 공공택지 지구인 구월 2지구로 지정되어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할 처지"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전 문제가 잘 해결돼)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 굼벵이농장 -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 21-8, 문의 010-2663-5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