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음 소희> 스틸 이미지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1월 전주 'LG유플러스' 콜센터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3학년 실습생 고 홍수연양의 산재사망 사건에서 시작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관련 기사:
부산영화제 최고의 문제작, 아이를 죽인 어른들 https://omn.kr/2155a ).
영화 모티브가 된 고 홍수연양 사건, 그 유족인 홍순성님은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음 소희>가 개봉하기 전, 홍순성님과 함께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구성원들은 6일 시사회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저 또한 같은 산재 피해 유가족으로서 이날 시사회에 참석했는데,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장면 하나하나가 자꾸 눈 앞에 떠올라 힘들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을 넘어, 다른 유가족마저 경악하게 만드는 현실이 영화에는 담겨있었습니다.
특히 영화 제목이 '다음 소희'라는 게 참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이 어떤 노동자든 다시는 일하다 죽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다짐으로 '다시는'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듯, 영화 <다음 소희>는 실습생들을 사지로 내모는 교육 현장과 노동 현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누구든 '다음 소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다음 소희>의 영화 내용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눠집니다. 1부는 소희(김시은 분)가, 2부는 유진(배두나 분)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이 됩니다. 1부에서 소희는 특성화고 담임선생님이 추천하는 콜센터에 실습생으로 출근하게 되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출근하면서 '소희가 자리를 잘 잡아야 특성화고 후배들에게도 길이 열린다'는 압박이 함께 동반됩니다. 소희는 콜센터에서 시키는 일에 적응하려 안간힘을 쓰지만, 소희를 둘러싼 상황은 참담합니다.
모두들 말로는 '인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합니다. '돈이 인간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인간성을 무시당하는 순간에는, 제대로 대처조차 못한 채 괴로움과 자괴감, 절망적인 기분을 느낍니다. 영화 속 소희처럼 인간성을 무시당한 채, 한숨과 눈물이 섞이는 모습으로 영화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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