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환아정 솟을대문 <사의문>
김종신
환아정은 군청 뒤편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까닭에 산청읍 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햇살 드는 자리에 있는 환아정으로 다가서자 선악을 구별하고 정의를 지키는 전설 속 동물인 해치(또는 해태)가 입구에서 반깁니다. 화재와 재앙을 막는 상서로운 동물인 까닭에 궁궐 입구 등에 세워져 있는데 여기서 만나니 낯설기도 합니다.
해치 곁을 지나면 계단이 나오고 계단 위로 솟을대문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대문에는 <사의문(思義門)>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문득 해치와 함께 올바름은 생각하라는 사의문의 편액이 내세우는 뜻이 무얼까 궁금해집니다.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환아정이 나옵니다. 그런데 사의문 뒤태를 잠시 보면 좌우 에 남녀 화장실이 있습니다. 문 옆 좌우에는 배롱나무가 햇살에 온몸을 벗고 샤워하는 듯 민낯으로 하늘을 향해 뻗었습니다. 문 왼쪽으로는 소나무 삼형제가 푸르른 빛을 뿜어냅니다.
본격적으로 환아정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하얀 돌계단이 낯섭니다. 'ㄱ'자 모습의 환아정 동쪽 지붕은 겹지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