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지원으로 만든 낙동강하구 환경 포스터를 들고 있는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
김보성
"세계적인 아웃도어 기업도 자연을 지키자는데 정부와 부산시는 뭐합니까."
미국 2위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서울, 부산 등 전국 5곳의 매장에 낙동강하구 철새 관련 포스터를 비치한 것을 놓고,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은 환경보호에 책임이 있는 지자체의 모습이 기업보다 못하다는 쓴소리부터 내놨다.
그는 "낙동강하구에서 난개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인구는 줄어드는데 필요하지 않는 교량을 계속 짓는다면 앞으로 큰고니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박 위원장의 걱정은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이 조사한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 결과에서 실제 현실이 돼 가고 있다.
2006년 1월 기준 6만6000여 마리에 달했던 조류 개체 수는 2021년 같은 달 4만7000여 마리로 줄어들었다. 전국 조사대상지역 중에 발견되는 조류 개체 종수는 낙동강하구가 가장 많지만, 그래프로 보면 감소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큰고니 등 멸종위기종은 줄고 있고, 도시화된 지역에 서식하는 새는 증가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부산시는 이곳에 철새 서식지를 관통하는 대저대교 추진을 강행하면서 찬반 논쟁을 불렀다.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는 환경단체의 반발에도 교통량 해소를 이유로 추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제출하며 올해 착공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런 와중에 파타고니아가 낙동강하구 교량 건설 반대 활동 지원에 나섰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본 쉬나드 회장의 4조 원 규모 회사 지분 전액 기부로 관심을 모았던 파타고니아가 낙동강하구 교량 문제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관련기사 :
집 나간 백조를 찾습니다... 한국 환경문제에 18억 쓴 미국 회사 https://omn.kr/22mx4)
파타고니아의 환경문제 지원은 사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1% FOR THE PLANET' 기금을 통해 파타고니아는 지속해서 국내 환경 사안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사회적인 쟁점이 됐던 낙동강 녹조 검사도 파타고니아의 재정 지원이 뒤따랐다.
지난 3일 박 위원장에게 파타고니아의 지원을 둘러싼 뒷이야기,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역할 등을 들어봤다. 그는 행정이 부산엑스포의 부제인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을 실현하려면 낙동강하구 보호를 위해 당장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고등학교 생물교사 출신으로 20년 이상 낙동강하구의 철새 지킴이, 환경운동가로 살아왔다. 현재는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 외에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절반 줄어든 철새... "이러다 큰고니도 못 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