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경북 구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심'조차 통하지 않을 정도로 분노가 심상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구미시가 1000억 원 규모로 추진 중인 '박정희 숭모관' 건립에 사실상 힘을 실어줬지만, 지역 시민들은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특히 국비와 도비, 시민모금으로 예산을 마련한다는 구상이 알려지자 '세금 함부로 쓰지 마라'는 항의가 시 홈페이지 게시판을 도배하기도 했다. 보수의 지지기반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조차 보수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 관련 사업에 또 다시 거액을 쓰는 일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1일 구미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기존 숭모관이 좁다'며 개선 방안을 주문했다고 동행한 인사들이 전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윤 대통령이) 숭모관이 너무 협소하다며 함께한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에게 좋은 방안을 요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페이스북에 적었다. 최근 구미시가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숭모관을 새로 건립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여론이 좋지 않자, 에둘러 지원사격하려는 말로 풀이된다.
김장호 구미시장도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을 때 "추모 후 나오시면서 추모관이 제대로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며 많은 관심을 표했다"고 페북에 올렸다. 현재 숭모관은 박 전 대통령 생가 내부에 마련돼 있다.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구미시갑)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철우 지사가 '매번 올 때마다 복잡하고 좁아서 불편하다'고 건의하니까 대통령께서 대책을 강구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윤 대통령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구 의원은 새 숭모관 건립과 관련해 "이미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라며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1000억 원이 너무 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금액은 잘 모르겠지만 뜻있는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적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만하면 됐다 아이가"... 도 넘은 '박정희 마케팅'에 눈살 찌푸린 구미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