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10.29 이태원참사 100일 나흘 앞둔 1일,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다시 국회를 찾았다. 국정조사결과보고서 채택을 두고 여야가 대립했던 지난 1월 17일 이후, 8번째 방문이다.
유가족들은 이날 국회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독립적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윗선 배제 수사 결과만으로는 진상을 온전히 규명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이 나선 이유다(관련 기사 :
"진상규명 기대했는데", 국조 마지막날에도 국회 찾은 유가족 https://omn.kr/22e6a).
"수사결과통지서 보고 며칠을 아팠다... 책임자들은 수사조차 안해"
▲ 특별법 제정 촉구하는 이태원 유가족 “남훈이 세상 뜬 지 100일, 아직도 어떻게 떠났는지 모른다" 1 ⓒ 유성호
"(특수본의) 수사결과통지서를 보고 며칠을 아팠다. 남편의 이름으로 두 통이나 똑같은 내용으로 통지서를 받았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행정착오가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유가족을 생각한다면..."
이태원참사 희생자인 고 이남훈씨의 어머니 박영수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수본 수사 결과를 받아든 날을 떠올렸다. 그는 "수사결과통지서를 보고 며칠을 아팠다"면서 "책임자들은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나라에서 제가 살아온 것인지 슬프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우리 남훈이가 세상을 떠난 지 100일이 다가온다. 이 시점에서도 남훈이가 언제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을 알려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 생전 한 번도 가지 않은 국회에서 무릎을 꿇고 물어야 알려주실 건가."
박씨는 여전히 아들의 마지막을 알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알려달라. 알고 싶다. 정말 책임자들이 떳떳할만한 상황이었나. 남훈이, 우리가 사랑하는 159명이 어떻게 세상을 떠났나"라면서 "행안부장관도 (참사 진상을) 조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누군가는 해줘야 하지 않나.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