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인가를 받은 통일TV는 이듬해 KT 올레TV(현 지니TV)와 방송공급 계약을 맺고 262번으로 첫 방송을 내보냈다. '북녘의 하루', '생생북녘', '지혜의 샘터' 등을 제작 방영해왔다. 통일TV 송출중단 관련 SBS 보도화면 갈무리
SBS
언론사 하나가 사실상의 폐쇄 조치를 당했다. 일방적인 방송 송출중단 조치를 당한 것인데, 신문사로 치면 '강제폐간'이라고 할 수 있다. 결정 자체도 문제지만 절차도 문제투성이다. 그런데 관련 보도도 별로 나오지 않는 등 언론계는 별 반응이 없다.
방송·신문은 물론이고 이를 문제 삼고 지적하는 언론단체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다행스럽게도 이 글을 고쳐 쓰기 몇 시간 전인 1월 29일 오후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통일TV 내쫓고 천공방송 편성한 KT, 미등록 JBS 퇴출하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천공 방송'과 별개로 그 전에 통일TV 축출에 대한 규탄이 나왔어야 마땅했다고 본다). 송출중단 조치도 이해할 수 없지만 언론계 대응도 납득할 수 없다. 지금 한국 언론계의 한 현실을 보여주는 모습이며, 앞으로 펼쳐질 상황을 예고하는 단면이기도 하다.
"'오랜 분단으로 인한 민족공동체성 상실과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남과 북의 평화와 화해협력에 기여함을 설립목적'으로 5년여 간 준비해 출범했던 통일TV가 5개월째 해온 방송을 중단하게 된 데에는 단 2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KT 올레TV(현 지니TV)는 지난 1월 18일 오후 5시 서면으로 통지하고는 7시에 방송 송출을 끊었다."
'30년 케이블방송 역사상 초유의 경우'라는 것이 진천규 통일TV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해 8월부터 평화통일문화정보 전문방송으로 24시간 송출해온 이 방송을 일방적으로 끊기 전에 어떤 주의나 경고 조치도 전혀 없었다고 한다. KT가 공문을 통해 알려온 것은 "김정은 찬양의 내용과 북한체제 우월성 선전 등 법적, 사회적, 국가적 공익을 저해하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송출"한 것이 계약 해지 및 송출중단의 사유라는 것이 다였다(관련 기사:
"2시간만에 끊겨" KT의 통일TV 송출 중단은 시대착오적 https://omn.kr/22hfu ).
"5년간 준비한 방송, 2시간 만에 일방 중단"... KT의 결정이 맞는가
그러나, 이게 KT 단독의 결정인지부터가 나는 의문이다. KT가 인사나 운영에서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기업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윤석열 정부가 보이는 언론에 대한 개입과 압박, 나아가 압박 이상의 억압의 흐름, 거의 사문화된 국가보안법을 끄집어내고 있는 최근 상황 등을 종합할 때 의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를 전하는 언론의 보도는 애매하다. 이 소식을 전하는 SBS 기자는 해당 기사(링크)에서 "(과거) 과기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와 남남갈등을 우려해 통일TV에 대한 등록 불가 판정을 내렸는데, 지난해 5월, 세 번째 신청 후 등록 허가를 내줬다. 과기부는 '통일TV 측이 사업계획서를 수정·보완해 제출했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개선됐는지 밝히지 않았다"라고 보도하는 등, 애초 통일TV가 방송 사업자로 등록 허가를 받은 것부터 문제가 있다는 듯한 애매한 뉘앙스로 보도했다.
거기다 "어떻게 정상 채널로 편성되어 반영됐는지 의구심이 든다(김영식 국민의힘 의원)"는 여당 국회의원의 발언까지 충실하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