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운동기구
정무훈
자! 다음 운동기구로 가 보자. 선배가 나를 부른다. 새롭게 도전한 운동기구는 풀업이라는 턱걸이 운동기구다. 무릎을 지지대에 올리고 팔의 힘으로 중량을 감당하고 몸을 끌어올리는 운동기구다.
그냥 턱걸이도 힘든데 무게를 감당하는 턱걸이는 새로운 차원의 운동이었다. 피트니스에 왜 다양한 기구의 운동기구가 있는지 이제 알겠다. 당연하지만 한 가지 운동으로 모든 근육을 단련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운동기구는 새로운 운동 경험을 제공한다.
마치 놀이공원에 다양한 놀이 기구가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과 같다. 팔에 힘을 주고 힘겹게 몇 회를 하고 내려오자 선배가 말했다. 동생, 근육통은 근육이 손상돼서 생기는데 시간이 지나면 더 강한 근육을 만들어주니 걱정 마! 나도 처음에는 근육통이 심했는데 차차 적응이 되더라고.
역시 피트니스 선배는 차원이 다르다. 자, 그럼 저쪽으로 가서 쉬운 운동기구를 해 볼까? 나는 쉬운 운동기구는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말 잘 듣는 유치원생처럼 선배를 따라간다.
선배는 새로운 운동기구를 알려 주었다. 힙 어브덕션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운동기구였다.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이 기구는 허벅지에 힘을 주고 안쪽으로 다리를 모으고, 바깥쪽으로 다리를 벌리는 신기한 운동기구였다. 역시 안 쓰던 근육을 쓰기 허벅지가 당기고 떨렸다. 러닝머신보다 숨이 차고 힘든 운동기구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근력운동은 다른 차원의 힘과 집중력이 필요했다.
"덕분에 새로운 운동기구 사용법도 배우고 시도해 보니 좋네요."
"가끔 만나면 같이 운동하자구. 오늘은 먼저 갈게. 운동 즐겁게 해."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워진다. 젊은 친구들의 새로운 문화도 어색하고 낯선 경험을 하는 것도 피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쉽지 않다.
피트니스 역시 나에게는 커다란 도전 과제처럼 느껴졌었다. 그러나 익숙한 것에 안주하면 결국 삶의 반경이 점점 줄어든다. 서서히 정체되어 고인 물이 되어가는 것이다. 생동감 있게 흐르는 물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익숙한 것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처음 피트니스를 시작하고 내가 러닝머신만을 고집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호기심이 줄어들고 조심스러움이 많은 나이가 되었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러닝머신에 안주하면 새로운 운동을 경험할 수도 운동의 즐거움을 확장할 수도 없다. 피트니스에서 만난 선배를 따라 운동을 배우며 알게 되었다. 새로운 도전이 두려울 때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피트니스 선배가 나에게 낯선 운동기구를 경험하게 해준 것처럼 내가 피트니스 고수가 되면 피트니스 초보자의 어려움을 돕고 싶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도전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사람들이 피트니스를 왜 시작했는지 묻는다면 나는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내 인생의 난관 앞에서 더 당당해지고 싶다. 그리고 더 강해져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힘이 되는 믿음직하고 든든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부터는 놀이공원에서 처음 롤러코스터를 탔던 어린 시절 흥분과 기대를 품고 운동기구를 과감하게 즐겨볼 생각이다. 자! 이제 피트니스의 출발이다. 저기 보이는 피트니스의 정점을 향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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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일상 여행자로 틈틈이 일상 예술가로 살아갑니다.네이버 블로그 '예술가의 편의점' 과 카카오 브런치에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저서로 <그림작가 정무훈의 감성워크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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