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설 명절을 앞두고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옷을 들어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구 서문시장은 보수진영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보수 대통령들은 재임 중 난관에 빠질 때면 이곳에 와서 기를 얻고 간다는 말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8월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졌을 때 서문시장을 찾아 "대구시민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이번엔 윤 대통령이 아닌 부인 김건희 여사 홀로 서문시장에 왔다. 올해 첫 공개 일정이자 독자 행보다. 대통령실은 별다른 정치적 의미는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언론은 설 연휴를 앞두고 보수층 결집을 노린 방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로 이날 김 여사를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 현장에선 "윤 대통령보다 더 인기가 많다"는 말까지 나왔다.
김 여사가 다녀간 다음 날인 12일 기자가 찾았을 때도 여전히 서문시장 상인과 손님들의 대화 주제는 '윤석열'이 아닌 '김건희'였다.
'김건희 한복' '김건희 어묵' 찾는 사람들... "시장에 도움 될 것"
"이렇게 인기가 많은 줄 몰랐다."
서문시장의 한 카스텔라 점포에 줄을 서 있던 시민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평일인데도 빵을 사려는 대기 행렬이 가게 옆 좁은 골목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그는 "이곳이 원래 유명한 곳인데 김건희 여사가 다녀갔다기에 한 번 와 봤다"고 했다. 김 여사는 시장에 도착해 가장 먼저 이곳에 들러 카스텔라 10여 팩을 현금으로 샀다.
가게 직원 김재연(70)씨는 "김 여사가 '직원들이 많아 나눠먹는다'며 구매했다"며 "요즘 장사가 어떻냐고 묻기에 내가 '우리는 잘 된다. 서문시장에 와서 카스텔라를 안 사가면 섭섭하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