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사를 낭독 중인 이정아 청개구리청소년심야식당 대표
이계은
추모제는 고인의 가족과 노점 동료, 노숙인들의 마음이 담긴 추도사와 추모공연으로 구성됐다. 추모제를 기획한 이정아 청개구리청소년심야식당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이런 귀한 분이 외롭게 잊히는 것은 옳지 않으며, 선생님이 우리들에게 남긴 과제를 이어가기 위해 활동을 지속할 방법을 고민할 계획"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추도사에 따르면 주효정 사무장은 항상 자신이 아닌 노숙인이 먼저였다. 고인의 삶은 전태일 열사의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을 연상케했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감정에는 약한 편입니다. 조금만 불쌍한 사람을 보아도 마음이 언짢아 그날 기분은 우울한 편입니다. 내 자신이 너무 그런 환경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태일 평전> 중에서
주효정 사무장은 부천북부역 광장에서 노점을 운영하며 인근 거리에서 노숙하는 시민들을 지원해왔다. 평생을 자기보다도 자신이 사랑하고 연민했던 사람들을 우선하며 자신을 돌볼 겨를조차 없이 고단하고 무리했던 삶이었음을 말해주는 듯, 지난 해 12월 27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인의 사인은 '심근경색'이었다. 숨지기 전날까지도 그는 저녁까지 노숙인들을 돕느라 동분서주했다.
"자기도 치아가 없으면서 노숙인을 치과에 데려가는 사람, 노숙인들에게 구해다주는 헌옷 입히지 않고 무조건 좋은 새옷, 좋은 음식을 주는 사람이었다. 그분은 작은 예수셨다." (주효정 선생님 노점 인근에서 운영하는 동료의 추도사)
"하나님의 일을 하고자 한 사람" (유가족이 말하는 고인의 삶)
"죽음으로써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분" (선생님과 함께 노숙인을 위한 노래교실을 열었던 강사의 추도사
옴니버스 영화 <러브액츄얼리>에서는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 보내는 장례식의 마지막 순서로 경쾌한 분위기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바로 생전에 고인이 가장 좋아했던 노래가 울려 퍼지며 화면이 전환된다.
주효정 사무장의 추모제의 마지막 곡도 밝은 분위기의 노래 sg워너비의 '라라라'였다. 추모제 참가자 모두가 고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함께 부르는 헌정곡으로, 노랫말에는 고인의 삶이 축약되어 있었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그대 자신보다 나를 아껴준 사랑, 정말 눈물 나도록 고마운 맘 아나요 그대 내 곁에 살아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