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사건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가 2021년 10월 2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호송되고 있다.
이희훈
임 검사와 성상욱 검사는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정치 유튜브 방송 동향도 보고받았다. 공수처는 불기소 이유서에서 "한 수사관이 '성상욱의 지시로 유튜브 방송을 보수·우파 성향과 진보·좌파 성향을 구분해 1~20위 순위를 매겨, 순위가 높은 방송 5개씩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했고 성상욱·임홍석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모니터링 대상엔 '신의 한수' '펜앤드 마이크' '가로세로연구소' 등과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알릴레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서울의 소리' 등이 포함됐다.
이중 '서울의 소리' 동향 보고와 유사한 내용이 '손준성 보냄' 출처의 고발장에도 적혔다. 공수처는 이를 "성상욱과 임홍석이 평소 수집해 온 자료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했다.
1년 후인 2021년 9월 2일, 이 사건이 <뉴스버스> 보도로 처음 드러난 당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컴퓨터들이 대거 포맷됐다. 10여 일 전인 8월 20일 대검 정보통신과가 이미 노후화 장비 개선 차원으로 컴퓨터 25대를 다 교체해 준 후였다.
공수처는 이를 임 검사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영상·사진으로도 확인했다. 임 검사가 포맷 과정에서 자신의 컴퓨터를 분해하던 영상이 복구돼 확인됐다. 공수처는 두 달 후인 11월 수사정보정책관실 컴퓨터를 압수수색했으나 "모두 기록 삭제 작업이 진행돼 있었고, 검찰 내부 메신저 대화 내용도 서버에 저장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닷새 뒤인 9월 7일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대화내역을 모두 삭제했다. 9월 16일에도 재차 두 메신저 내역을 삭제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를 받았던 9월 17일 성상욱 검사와의 통화내역과 텔레그램 비밀채팅방을 삭제했고, 9월 21일엔 안티포렌식 앱을 설치했다. 성상욱 검사 경우 공수처가 압수수색영장으로 휴대전화를 확보했으나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해 포렌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임 검사와 성 검사는 모두 "손준성 검사로부터 고발장 작성을 지시받은 사실이 없으며 고발장을 본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공수처에 진술했다.
임 검사는 한편 '라임 검사 술접대'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전·현직 검사 4명에게 술접대 등 향응을 제공했다고 2020년 10월 폭로했던 사건이다. 이 사건을 조사한 대검 감찰위원회는 2021년 8월 임 검사에 대해 감봉 3개월 중징계를 의결했다.
김 전 회장은 "옛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검사 3명에게 1000만 원 상당의 술대접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주형 변호사, 나의엽 검사, 유효제 검사, 임홍석 검사 등은 2016년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서 대우조선 분식회계·경영비리 사건을 수사했다.
이 때문에 4명 중 이주형 변호사와 나의엽 검사만 부정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기소됐고, 나머지 2명의 검사는 도중 자리를 먼저 떠서 '법상 공직자 1회 한도 수수액 100만 원'을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됐다. 이주형 변호사와 나의엽 검사도 지난해 10월 '향유 금액이 93만 9167원으로 100만 원을 넘지 않았다'는 1심 재판부 판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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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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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술접대' 기소 피한 검사... 그는 왜 대검 컴퓨터 포맷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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