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 최근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 요격시스템을 포함한 국내 무기체계 개발 현황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매해 연말이 되면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뽑는 '올해의 사자성어'가 화제에 오른다. 교수들이 뽑은 2022년의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의 '올해의 사자성어'는 흔히 정치권을 향한 조언 혹은 비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나는 과이불개가 올해 집권한 윤석열 정부를 향한 적절한 조언이나 비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물론 윤 정부가 올해 들어서만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은 적이 여러 번 있었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잘못을 하고도 잘못 자체가 없었다고 당당히 오리발을 내미는 행태에 있다.
윤석열 정부를 가리켜 필자의 한 페이스북 친구는 '지록위마'라고 평했다. 중국 진나라 때 간신 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두고 말이라고 당당히 거짓을 말한 것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로, 얼토당토않은 것을 우기면서 남들을 속이려 할 때 쓰이곤 한다. 나는 이 사자성어야말로 윤석열 정부가 처음으로 국정을 맡은 2022년을 마무리하는 사자성어로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문 정부때 도입한 레이더로 포착해놓고... "훈련 전무했다" 호통친 윤 정부
당장 며칠 전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무인기 침범에 "2017년부터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훈련,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전무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본인 스스로 4개월 전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더이상 국제 상황이나 '전 정권 잘못' 핑계는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한 것은 차치하자. 문 정부에서 드론 훈련이 없었다는 주장 자체가 거짓에 가까우니 말이다.
지난 2020년 2월, 문재인 정부는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제10차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관계기관 합동 불법드론 대응훈련, 안티드론 기술 개발 등의 드론 테러 대응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2021년 6월 29일, 서울경찰청과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방청, 환경청, 한세대학교 등 민·관·군 6개 기관이 참여한 드론 테러 대응 훈련이 실시되었다.
또한 지난 2019년 방위사업청은 드론과 소형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한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 개발 사업에 착수했고 880억 원의 예산이 투자되었다. 방위사업청은 2021년, 국내 기술로 개발된 드론 대응 체계인 '레이더 연동 안티드론 통합솔루션'을 군에 납품하기까지 했다.
특히 2019년에는 수도방위사령부가 이스라엘로부터 SSR로 불리는 드론테러 방어용 레이더를 수입해 9대를 전력화했다. 이번에 북한 무인기를 포착한 레이더가 바로 이 SSR 레이더였다. 문 정부 시절 도입한 레이더로 무인기를 포착해놓고 문 정부를 비판한 것도 모자라 대통령이 당당하게 "훈련이 전무"했다고 잘못 주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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