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시셰퍼드코리아
시셰퍼드코리아는 7월 26일, 퍼포먼스 형식을 통해 인천시청 앞에 쓰레기를 두고 갔다. 무의도에서 주은 해양쓰레기를 시청 앞에 두고간 것이다. 그 뒤 딱 한 시간, 한 시간만에 쓰레기는 흔적도 없이 말끔히 사라졌다. 몇 년 동안 쌓이고 쌓여 자연물의 일부처럼 보이던 쓰레기, 접근이 어려워 치우기 어렵다던 쓰레기가 한 시간 만에 말끔히 청소됐다. 뽀득뽀득 광이라도 날 듯한 시꺼먼 아스팔트만이 위풍당당하게 남아있었다.
쓰레기를 만드는 건 인간이지만 인간이 사는 곳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청결하다. 아니, 인간이 사는 곳'만' 청결하다. 지구 생태계 곳곳에는 쓰레기가 닿지 않은 곳이 없다. 1997년, 드넓은 태평양 바다 한 가운데 둥둥 떠다니던 쓰레기가 섬처럼 모여 발견된 적 있다. 8만여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뤄진 이 섬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면적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16배 큰 규모였다. 2022년 영국 템스 강변에서는 변기에 버린 물티슈와 기름 성분이 결합돼 생긴 '물티슈섬'도 발견됐다. 해양쓰레기 문제는 시민들이 곱게 모아 쌓아둔 쓰레기를 반출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애초에 해양쓰레기가 어디에서 어떻게 버려지고 유입되고 있는지 그 시작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
인천 중구청은 무의도 쓰레기 반출을 위해 2023년도 해양쓰레기 관련 예산을 늘리고 장기간 용역을 계약하겠다고 밝혔다. 1년을 싸워 겨우 인천 중구청이 쓰레기를 회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인천 중구청이 쓰레기 반출을 결정한 것은, 오랜 줄다리기 끝에 이끌어낸 유의미한 변화였다. 그러나 반갑거나 기쁘기만 한 소식은 아니었다. 무의도, 아니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걸음은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기 때문이다.
중구청의 쓰레기 반출사업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루어질지 지켜봄과 동시에, 반출과는 별개로 인천시 해양환경과가 해당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나아가 2021년 해양수산부가 제정·시행한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이 실제 쓰레기 수거 작업에 얼마나 유효하게 적용될지 적극적으로 지켜보고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버려질 대로 버려진 쓰레기를 모아 반출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때늦은, 가장 소극적인 대처에 불과할 수도 있다. 어느 나라 언어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운 외국어가 쓰인 음료병을 치우는 일, 성인 몇 명이 달라 붙어도 끌어낼 수 없는 어마어마한 덩치의 폐어망을 치우는 일은 비단 인천시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바다 곳곳에는 인간이 만들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쓰레기 더미들이 가득하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이미 수많은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 규제와 해양 폐기물 관리에 더욱 힘쓰지 않으면, 흘러 넘친 해양 쓰레기는 몇몇 운없는 바다 생명들과 인천 무의도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정도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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