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28일 오후 공교육 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윤근혁
'부드러운 원칙주의자'로 소문 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나도 다음 생엔 지금처럼 안 살래"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서울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기 위해 교육청에 온 전설적인 비보이들이 펼친 브레이크 댄스(아래 브레이킹) 공연을 보고나서다.
브레이킹경기연맹, 교육기관과 사상 처음 업무협약
서울시교육청과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은 28일 오후 2시 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원하는 초중고에서 브레이킹을 배울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기로 했다. 우선 학교 방과후 학습과 스포츠클럽에서 학생들이 원할 경우 브레이킹을 배우도록 할 생각이다. 연맹은 브레이킹 교재를 만드는 한편 강사·지도자도 양성하기로 했다.
브레이킹경기연맹이 교육청은 물론 교육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에서 브레이킹을 공식 교육할 기회를 얻은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브레이킹은 1970년대 미국 뉴욕 클럽에서 브레이크 타임에 이름 없는 비보이나 비걸들이 잠깐씩 나와 추는 대접받지 못하는 춤이었다. 하지만 이 춤이 오히려 본 공연을 압도하고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1980년쯤 브레이킹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한국은 현재 브레이킹 강국이다. 브레이킹 국제기구에서는 한국의 순위를 미국에 이어 세계 2등이라고 공개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브레이킹은 한국 어른들에게 여전히 '학교 공부하기 싫어하는 그저 그런 학생이나 청소년이 추는 춤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브레이킹 정식 선수는 200명에 불과하고, 브레이킹 적극 참여자는 1만 명에 이르지 못하는 등 비주류'라는 게 연맹의 분석 결과다.
하지만 나라안팎의 환경이 바뀌었다. 한국 청소년들이 어른들과 달리 브레이킹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난해 국제올림위원회는 브레이킹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오는 2024년 프랑스 파리올림픽부터 남녀 부문에 금메달이 하나씩 내걸린다. 내년 9월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올라선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브레이킹은 즐기기 위한 춤이 아닌 건강을 가꾸는 주류 스포츠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한국 초중고에서 브레이킹은 여전히 홀대를 받고 금지되기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체육-음악교과서 어디에도 브레이킹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 와중에 서울시교육청과 연맹이 손을 맞잡은 것이다. 브레이킹이 공교육 안으로 들어오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