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성호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유치원방과후전담사 최선미 선생님
신재용
- 출근부터 퇴근까지 하루 일과와 업무를 자세히 알려주세요
"오전 11시 반부터 5시 반까지, 6시간 근무합니다. 방학 때는 출근하지 않고요. 11시 반에 출근하면 (오후에 먹을) 간식이 와 있어요. 보존식(기자 주 : 집단급식을 하는 곳에서는 식중독 사고가 날 수 있는데, 역학조사를 하기 위해 음식 샘플을 따로 보관한다. 이를 보존식이라고 한다.)을 냉동실에 넣어놓는 등 간식을 점검하죠. 12시에는 아이들이 급식실에 가서 점심을 먹어요. 제가 5분 전에 먼저 가서 5세 아이들은 식판을 놓아주고, 6세는 자기들이 식판 들고 오면 숟가락, 포크 놔주고, 7세는 각자 알아서 먹어요.
12시 반쯤부터 1시 사이에 수업 준비를 하고, 1시에 교육과정 선생님과 교대합니다. 1시부터 본격적으로 제 시간이죠. 월간 계획안에 따라서 날마다 다른 놀이를 하고요. 간식 시간이 2시 반쯤 되는데, 앞서 말한 간식을 챙겨줘요. 포크, 숟가락과 간식통을 아이들이 가져오는데, 간식을 하나하나 나눠줍니다. 간식 시간이 끝나면 뒷정리하고, 다시 아이들은 놀이를 하고, 저는 아이들을 보면서 물건 챙기고, 가방 정리해주고요. 3시 40분~4시쯤부터 아이들이 집에 가기 시작해요. 아이들 가방 챙겨주고, 부모님 오는 시간에 맞춰서 옷 입혀주고요. 인터폰이 울리면 애들을 내보내요. 5시 정도면 아이들이 다 가요. 나머지 30분은 교실 정리하고, 문단속하고 퇴근합니다."
쉴 틈 없이 아이를 봐야 하는 일과... "여유시간이 없어요"
- 30분 안에 뒷정리가 다 되나요?
"30분으로는 다 안 되죠. 노인 일자리 개념으로 청소하시는 분이 오시기도 하는데, 그분들은 1년이 아니라 10개월 계약이에요. 12월에는 오시지 않아서 제가 할 일이 더 많죠. 이전에는 '하모니 선생님'이라고, 간식과 청소를 맡는 분이 있었는데, 2시간 50분 근무하셨거든요. 그런데 그 제도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초단시간 근로자로서 생기는 여러 문제나) 퇴직금 문제 등이 있어서 없어져 버렸죠.
여유시간이나 화장실 갈 틈은 전혀 없고, 말 그대로 6시간 동안 아이만 보다가 가요. 점심 급식은 엄밀히 말하면 오전 교육과정의 업무예요. 내 업무가 아니지만, 지원해주는 거죠. 근로기준법상 4시간 일하면 휴게시간 30분이 있어야 하는데, 휴게시간이 퇴근시간 이후로 배정돼 있습니다.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셈이죠."
- 지금 돌보는 아이들이 몇 명이나 있나요?
"올해는 19명을 봤어요. 정원은 20명입니다. 오늘부터 방학이라 졸업한 친구들을 빼면 지금은 13명이에요. 그나마 제가 있는 반은 5, 6, 7세가 섞여 있어서 20명이 정원인데, 7세 반만 담당한다면 정원이 26명까지 늘어나요. 성인 한 명이 아이들 26명을 돌본다고 생각해보세요. 특히나 코로나 때는 거리두기도 안 돼서 더 힘들었어요. 오전 교육과정 때는 한 반의 1/3만 등교하게끔 됐는데, 방과후과정에는 그 아이들이 모두 한 반으로 오게끔 시스템이 짜였거든요. 결국, 26명을 방과후전담사가 모두 돌봤던 셈이죠."
- 내 아이 하나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20명 정도 되는 아이를 본다는 건 정말 힘들 것 같은데요. 지원인력이나 외부 강사 등이 들어오나요?
"특별활동이라고 해서, 외부 강사가 와서 음악이나 미술 등 여러 활동을 하는 시간이 있어요. 부모님들이 비용을 부담하는데, 유치원마다 다른데 우리 유치원은 1주일에 한 번, 오르프 음악 활동만 했어요. 설문조사로 결정하는데 내년에는 학부모님들이 두 번 하자고 하시네요. 보통 1주일에 1~2번 하는 곳이 많아요.
외부 강사가 들어오지만, 그 시간에 제가 쉴 수 있는 건 아니고요. 특별활동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같이 있어요. 강사님이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주고, 공간을 떠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