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는 한동철 교수
방현지, 유자민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이 손님 아닙니까. 학교는 오로지 학생들과 학생들의 삶을 위해서 존재하는 거죠. 저는 학교가 고용을 한 교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손님인 학생을 위해서 최대로 노력하는 게 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공부한 지식을 가르치는데, 저의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도 우리 학생들이어서 더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그가 학생들을 도와주고 애정하는 것은 모두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학생의 주인이 학생임을 강조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봉사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도와줍니다. 모르는 사람도 도와주는데 아는 사람을 못 도와줄 이유가 없죠. 그런 순수한 마음에서 학생들을 도와요. 내가 해줄 수 있는 선에서는 학생들의 요청이나 부탁을 다 들어주고 싶어요. 제 입장에서는 조금만 신경을 써주면 되는 거니까."
간혹 서울여대가 아닌 다른 학교 학생이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한 교수는 한 남학생이 입사 지원서에 한 교수를 지도교수로 적었던 일화를 전했다. '어떻게 남학생의 지도교수가 여자대학교 교수인지 알고 싶다'며 한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알고보니 부자학연합동아리에 속해 있던 학생이었다. '지도 교수가 맞느냐'는 회사의 질문에 한 교수는 "그 학생이 지도 교수라 생각한다면 내가 지도 교수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한 달에 5~6번, 많게는 10번까지 서울여대 학생뿐만 아닌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만남, 인터뷰, 장학금 추천서 작성 등을 요청하는 연락이 온다. 그는 "연락이 많이 온다거나 요청이 부담스럽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제가 그걸 해주기 위해 2시간 동안 머리를 싸매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니까. 제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 학생에게는 도움이 되고 저는 힘든 게 아니니까, 그러니까 해주는 거죠."
"몇십 년이 지나도 언제든"
길을 걷다 보면 모르는 사람이 인사를 건네는데, 열의 일곱은 서울여대 졸업생이다. 졸업한 지 몇십 년이 지나 어느새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가 되어 자신을 찾아오기도 한다. 그가 행한 봉사를 기억해주는 것이 그에게 큰 기쁨이 된다. 이러한 경험들은 그가 학생들을 돕는 원동력이 된다.
내년 8월에 정년 퇴임을 앞둔 그는 학생들에게 어떤 교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요청하면 들어주는 교수"라 답했다. 비록 내년 9월부터는 교수로 학생을 만날 수는 없지만, 요청하면 '들어주는 사람'은 유효할 것이라고 한다.
그는 학교 안에서 교수와 학생으로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여겨진다고 했다. 그는 "20년, 30년이 지나도 언제든 연락만 하면 나를 만날 수 있다"며 봉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교수가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계속해서 서울여대 학생들을 도울 것이는 다짐이다.
"퇴임을 하고 나서도 생일 축하나 추천서 작성 같은 것들을 계속할 거예요. 10년이 지나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다 해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
안녕하세요, 서울여자대학교 저널리즘전공 유자민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