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진 남인천역의 풍경을 담은 벽화. 오래된 구옥, 침목의 흔적 등 옛 풍경이 남아 있다.
굿모닝인천
가난했던 시절, 기찻길은 아이들의 좋은 놀이터였다. 소녀들은 널뛰기나 고무줄놀이를 했고 사내아이들은 못이나 병뚜껑을 철로 위에 얹어놓은 채 열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천천히 지나가는 화물차 칸에 올라타는 간 큰 아이들도 있었다.
1985년 열차는 멈춰섰다. 덜컹덜컹 동네 아이들을 불러모으던 기찻길 따라 '주인공원'이 이어졌다. 주안역과 남인천역 사이를 오가던 주인선이 미군 전용 화물을 싣고 달리던 길이다. 폐선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과거 군용 화물열차가 다니던 시절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기찻길 옆 골목에는 아직 군데군데 구옥이 남아 있다. 공원 입구에 자리한 '톰 소여의 오두막'으로 불리는 이층집은 벽화 뒤에 동화 속 풍경처럼 서 있다. 1983년에 지은 '제물포맨숀', 오래된 이발소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택가와 이어진 공원에는 운동기구와 평상이 있어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장소로 인기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골목 풍경을 찍고 있는데 아이들이 순식간에 렌즈 안으로 들어왔다. '남인천역 벽화' 앞에서 천진난만한 웃음을 흩뿌린다. 기찻길 옆은 예나 지금이나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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