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의 서식처로 추정되는 바윗돌들을 모두 긁어버렸다.
정수근
이미 수달의 주 서식처로 보이는 큰 나무와 바윗돌을 포크레인으로 긁어내버리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큰 나무들은 쓰러져 있고, 바윗돌들은 있던 자리에서 뽑혀 나뒹굴고 있었다.
북구청의 주장대로 둔치 전체 면적 10만㎡중 3.3만㎡만 파크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이라면, 굳이 호안공사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강행하는 것은 법정보호종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행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20일 성명을 발표하고 "지금이라도 대구 북구청은 공사를 중단하고 생태전문가가 포함된 환경사회단체 등과 협의를 통해서 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간과 야생이 공존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범사례 있는데... 대구 북구청, 수성구청처럼 협의 나서야
그런데 이런 북구청의 행태와는 사뭇 다른 행정을 보이고 있는 곳이 대구 수성구청이다. 수성구청은 북구청과 같이 금호강 개발사업을 강행한 구청 중 하나지만, 대처가 달랐다. 수성구청의 금호강 산책길 조성공사가 대구환경운동연합에 의해서 '생태파괴'란 비판에 직면하자,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환경단체와 협의에 들어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야생 생태계에 피해를 덜 주고 공사를 할 것인지를 환경단체에 자문을 구하고 공사를 진행시킨 것이다. 그 결과, 지난 12월 15일 수성구청은 금호강 산책길 조성공사를 준공했다.
이들은 환경단체와의 협의를 통한 모범적 거버넌스를 이뤄냈다(관련 기사:
생태파괴 우려 금호강 산책길 ... '모범적으로' 결론 났다). 결과적으로 조명을 빼고 포장하지 않은 흙길 산책로가 만들어졌고, 이는 주민들로부터 맨발 걷기용 '명품 산책길'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