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물을 타서 걸어 놓으면 즐거이 와서 먹는 벌새
김정아
우리는 늦가을부터 벌새용 설탕물을 준비한다. 진짜 꿀을 주면 안 되고, 설탕물을 줘야 안전하단다. 꿀에는 독성이 있을 수 있어서, 1년이 안 된 아가에게도 먹이면 안 된다고 하는 것처럼 벌새에게도 안전하지 않다. 꼭 완전 정제된 하얀 설탕을 줘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어떤 설탕도 상관없다고 한다. 물론, 고급 비정제 설탕은 너무 비싸서 그걸로 벌새 설탕물을 만들려면 손이 엄청 떨릴 것이다!
벌새용 설탕물은 설탕:물=1:4의 비율로 충분히 녹여서 사용한다. 끓였다가 식혀도 되고, 그냥 잘 섞어도 된다. 그리고 설탕이 녹고 나면 상하기 쉬우므로 남은 것은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깨끗하게 제공하여야 한다. 설탕물 통이나 새 모이통은 모두 깨끗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병이 발생하고 전염되기 안성맞춤인 곳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잠깐 설명하자면, 새들이나 벌새들이 이렇게 곡식과 설탕물만을 먹고사는 것은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설탕물에 영양분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말이다. 이런 새들은 놀랍게도 잡식성이고, 상당히 육식성이다. 따라서 모기나 거미 같은 곤충류를 80% 가량은 먹어줘야 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모기들이 극성을 떨 때 나타나는 벌새는 무척 반가운 존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