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에티켓헬스장 곳곳에 붙어있는 에티겟
신재호
조금의 배려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든다
조금만 타인을 배려하면 눈살 찌푸리는 일은 생기지 않으리라. 공공질서란 국가나 사회구성원 전체에게 두루 관계되는 질서를 뜻한다. 결국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비단 헬스장뿐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 기본예절이 지켜지지 않아서 불편하게 만들거나 혹은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를 보아왔다. 나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행동이 관계된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파급은 상상 이상이다.
어릴 때 부모님께서는 귀에 딱지가 박히듯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늘 다른 사람을 배려하라고 말씀하셨다. 예전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보다 내가 가장 중요하지'라며 삐딱하게 보기도 했지만 살아보니 알겠다. 그렇게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하나둘 모이면, 살기 좋은 세상이 만들어지고 그 혜택은 결국 나에게로 돌아오기 마련이었다.
한동안 날이 춥다는 이유로 헬스장에 가지 못했다. 계속 늘어나는 살에 위기감을 느끼고 다시 아침 운동을 시작했다. 다시 가보니 쌀쌀한 날씨에 사람들이 더 줄었다. 열심히 뛰며 녹슨 다리에 기름칠했다. 운동을 마치고 탈의실로 향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녹이고 샤워장 밖으로 나갔다.
거울 앞에 섰는데, 한쪽 구석에 붙어 있던 종이가 사라졌음을 발견했다. 드라이기를 제발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머리를 말리며 여러 생각이 스쳤다. 누가 치웠을까. 그 문구를 보면서 불편했던 사람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그 행동을 그만두지 굳이 종이를 뗄 필요까지 있었을까.
확인할 수 없는 가정에도 씁쓸했다. '윙'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유난히도 주변보다 깨끗한, 종이가 떨어져 나간 자국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