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만났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가운데)과 유최안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은 이날 기준으로 15일째,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은 10일째 단식 중이지만 아직 국회의 노조법 개정안 심사는 지지부진하다.
박소희
윤석열 대통령조차 한파로 신한울 원전 1호기 준공식 참석을 취소한 14일, 서울의 체감온도는 한낮에도 영하 8도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날 11시 30분, 국회 앞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 농성장을 찾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걱정은 추위가 아니었다.
"어떻게 해야 통과시킬 수 있을까..."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의 "빨리 통과시켜주세요"라는 말에 이정미 대표는 멋쩍게 웃었다. 윤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파업 당시 직접 용접한 철제감옥에서 농성했던 유최안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회장과 함께 15일째 단식 중이다. 단식 10일차인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의 걱정도 마찬가지였다. 세 사람 모두 하청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고(2조), 사측의 손해배상소송 남용을 억제하는(3조) 노조법 개정을 촉구하며 굶고 있다.
정용재 부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한 번을 안 온다"며 거대 야당의 무관심을 서운해했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주요 입법과제로 노조법 3조 개정안, '노란봉투법'을 꼽았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반대로 좀처럼 빠르게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법 2조 개정안 역시 별다른 진척은 없고, 경영계의 반대 목소리만 연일 나오는 중이다.
이정미 대표는 '직접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며 전날부터 지역순회를 시작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경청투어를 이리로 좀 오시라고(해야겠다). 지방 가시지 말고"라고도 말했다. 그는 "제가 이재명 대표를 뵀을 때도 계속 '당론으로 얘기해야 되지 않느냐'고 했는데, '합법파업보장법'만 얘기했다"며 "연말에 의원님들이 예산이 끝나고 (지역구 활동을 위해) 뿔뿔이 흩어질까 (걱정스러워서) 빨리 논의를 시작하자고 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노동자와 자꾸 싸우는 정부... "노동시간 개악까지, 많이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