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
포항시
2017년 지진에 이어 올해 태풍 힌남노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가 안전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7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내년도 목표로 안전한 도시를 위한 종합계획을 세우고 하천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부분을 항구적으로 복구하기 위한 안전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을 때 참으로 암담했다"며 "당시 건물 지하는 다 둘러봤다. 철근이 터지는 소리가 나 '이렇게 죽을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지진 피해를 복구해가는 과정에서 또다시 태풍 힌남노가 닥치면서 포항시는 도시 전체가 피해를 입었다.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빼러 들어갔던 주민 7명이 사망해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이 시장은 "주민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그동안 많이 참았지만 요즘은 눈물이 많아져서 표현할 수도 없고..."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집이 이번 피해가 컸던 냉천 옆이다. 그동안 집에서 나가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할 수 있었는데 이제 할 수가 없게 됐고 주민들 볼 면목도 없었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 시장은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해 잠을 설쳐가면서 직원들을 독려하고 직접 나서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에 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얼굴은 무척 수척해져 있었다. 요즘에는 간부회의 자리에서도 '안전'을 강조하고 배수구 낙엽 제거, 하수구 상설 준설 등을 강조한다.
인덕산 생태공원 조성에 자부심
이 시장은 철강공단 인근 인덕산을 생태복원한 이야기도 꺼냈다. 시장 취임 후 제철동을 방문했을 때 악취가 많이 나서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인덕산을 생태복원하면 자연스럽게 오염물질 배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인덕산은 공업지역과 주거지역의 완충역할을 하는 유일한 녹지공간이었지만 1990년대 비행안전고도 확보를 위해 정상부를 절취하면서 먼지가 날리는 등 자연이 훼손된 채 나대지로 방치됐었다.
그는 "이 지역 사람들을 위해서 무얼 할까 생각하다가 국화와 장미 등 꽃을 심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찾게 되고 시민들이 오염 문제를 제기하면 공장에서도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할 것이다. 간접적인 압박이 될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후 인덕산 18만2238㎡(5만5000평)에 산철쭉 등 생태복원 식물 28만3100여 본을 식재하고 억새군락을 만들었다. 또 장미 21종 8750본을 식재해 아름다운 장미원도 조성했다.
이 시장은 "자연공원을 만들고 6km에 이르는 둘레길을 정비해 시민들이 힐링하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지역 주민들 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감탄을 자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강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이차전지와 친환경 수소에너지 산업 도시를 조성해 지속 가능한 포항의 미래를 열고 있는 와중에 태풍이 모든 것을 쓸고 가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포항시 태풍 피해... 중앙정부는 벌써 잊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