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권우성
"윤석열 대통령과 당권의 '디귿(ㄷ)'자도 이야기한 적이 없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국민의힘의 당권 구도와 관련이 깊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뒷받침해야 할 여당이 언제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일 수는 없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당 지도 체제를 안정시켜야 하는데, 아직까지 전당대회 시점부터 룰까지 '설'만 난무할 뿐 모든 것이 물음표인 상태이다.
나경원 부위원장은 여당의 차기 당권 주자로 항상 손꼽히는 인물이다. 전직 4선 국회의원이고, 원내대표직도 수행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고배를 마시기는 했지만,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당심의 나경원, 민심의 유승민'으로 계속 언급되고 있다. 당내 '친윤' 마케팅이 횡횡한 가운데, 여당 지지층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나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는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런 타이밍에 주어진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라는 자리는 마치 '당 대표 대신' 처럼 보였다. 정가에서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당권 구도의 '교통 정리'를 위해 준 자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막상 나 부위원장은 차기 당권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였다. 출마 여부는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고, 지금의 활동은 활동이라는 식이었다.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8층 저출산고령사회위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형태로 요약한 내용이다.
"대통령실에서 나가지 말라고 했다? 국민들이 원하면 나가는 것"
- 지금 이렇게 활발히 활동하는 건 결국 당권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당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참 부정적인 시각이다. 부위원장을 하면 또 부위원장 하니까 당권 도전에는 안 나설 것이라고 그러더니… 인구하고 기후가 얼마나 중요한 어젠다(의제)들인가? 사실은 열심히 내가 움직여서 기사화 되는 것 자체가 인구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잖느냐? '아, 이게 진짜 중요한 문제구나'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것 뿐이다. 거꾸로 묻고 싶다. 그럼 놀까? (웃음) 부위원장 직책 수당만 받고 그냥 놀까? (웃음)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하면 하는 대로…."
- 정치권에서는 이렇게 부위원장하고 기후환경대사 자리를 받은 게 사실상 당권 구도의 교통 정리 차원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지금 이 두 질문이 모순인 거다. 그렇지 않나? 이렇게 모순되는 질문을 하는 기자가 어디 있나?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