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시민들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앞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16차 촛불대행진’에 참석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유성호
▲ 16차 촛불대행진, 윤석열 대통령 퇴진 사유 22가지 ⓒ 유성호
사회를 맡은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주보다는 덜 모이셨지만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라며 "12월 17일 전국집중 촛불 때 100만 명이 함께 모인다고 결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대에 오른 김지선 촛불행동 강남·서초지부 대표는 "지난 주 집회에 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비판을 쏟아냈다"라며 "촛불 집회 기사는 잘 안나오지만, 국민의힘에서 언급하면 보도가 잘 되더라"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촛불행동 공식홍보팀으로 국민의힘과 조선일보를 선임하겠다, 계속 홍보해달라"며 "촛불집회 홍보팀에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지난 주 촛불 참석 인원이 몇 십만이다 아니다 말이 많은데, 100만 촛불을 만들면 된다"라며 "12월 17일 전국집중 촛불로 윤석열을 끌어내자"라고 소리쳤다.
야간 편의점 알바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한 김수근씨도 발언자로 나섰다. 그는 "이 나라에 인간의 존엄이 있기는 하냐, 동료가 피흘리며 죽어간 반죽 기계에 흰 천을 두르고 다음 날 일을 시킨 파리바게뜨 반죽 공장에 존엄성이 있냐"라고 물었다. 그는 "13살 아이와 엄마, 이모가 목숨을 잃은 신림동 반지하방에 인간의 존엄이 있었나, 시민들이 피눈물 흘리며 절규하던 이태원 참사 현장에 인간의 존엄이 있나"라며 "이번 기회에 야만적인 세상을 바꿔보자, 윤석열 퇴진을 넘어 국민이 행복하게 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 날 무대에는 '윤석열 퇴진촛불 자원봉사단 청년단원'들도 올라 발언을 이어갔다. '오스틴'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남성은 "5년 전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때 처음으로 촛불 든 청년이다, 5년 전 촛불이 박근혜 탄핵을 이뤄낸 것처럼 우리의 촛불이 윤석열 퇴진을 이뤄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외쳤다.
그는 "함께 집회에 나갈 사람이 없어 유튜브로 보고 계신 청년분들이 많다, 주저 말고 나오시라"라며 "혼자 나오는 청년분들을 위해 '나 혼자 촛불'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운영하고 있다, '혼참러' 여러분과 촛불집회에 처음 참석하는 '촛린이' 여러분을 기다리겠다"라고 말했다.
성남에서 온 31살 직장인이라는 한 여성도 마이크를 잡고 "나도 집회 나오는 게 무서웠지만 집에만 있기엔 너무 답답해서 나와 보니 함께 할 사람이 이렇게 많다"라며 "옳다고 생각하는 걸 실행하는 건 막막하고 어렵지만 뜻이 같은 사람과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건 귀한 경험이다, 자원봉사단을 응원하는 마음이 넘친다면 함께 해달라"라며 참여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오후 4시에 열려 6시께 마무리됐다. 이후 명동, 종각, 광화문 행진을 거쳐 다시 집회 장소로 모일 예정이다. 행진 선두에 선 방송차에 오른 한 시민은 "윤석열이 당선되고 하루도 마음 편히 사는 날이 없다"라며 "우리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윤석열을 끌어내려야겠다, 촛불이 국민이 이긴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부끄러워 못살겠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윤석열 집권이 참사다, 윤석열은 퇴진하라"를 구호로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