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기자회견’을 톱으로 보도한 경향신문(11/22)
경향신문
한겨레도 <사설/고통 깨고 나선 참사 유족 목소리, 정부·정치가 답해야>에서 "가족을 잃은 고통 속에서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직접 목소리를 내야 하는 유족들의 아픔은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고 위로하며 "유족들에 대한 지원과 의견수렴"에 무관심한 정부를 질책했습니다. 이어 이미 많이 늦었지만 "진상 규명부터 추모와 기억을 위한 모든 과정에서 유족들의 뜻을 우선"하고 유족의 요구에 적극 호응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민변 "모자이크 불필요" 공지했다
공개된 기자회견을 두고 '흐림 처리'한 언론 보도에 대해 비판도 등장했습니다. 오마이뉴스 <유족이 공개한 이태원 희생자, '흐림'으로 가린 KBS·YTN>(11월 23일 신상호 기자)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희생자 사진과 이름 등을 공개한 가운데, 공영방송인 KBS와 한전KDN 등 공공기관이 대주주인 YTN이 희생자 사진을 보이지 않게 흐림 처리해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KBS 관계자가 "유가족에게 일일이 영정 사진 공개에 대한 동의를 얻지 못"했고 공개 시 "명예훼손이나 2차 가해가 될 수 있어서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며, YTN 관계자도 "신중하게 화면을 처리하기로 결정한 현장 기자들의 의견을 존중해 화면을 블러 처리"했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민변 측이 "현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유가족 얼굴과 영정사진에 모자이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러 차례 공지했으며, 사진 및 영상 기자들도 이를 인지했는데도 KBS와 YTN이 "유족들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며 유족들이 공개한 희생자 사진을 모두 흐림 처리"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흐림 처리',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진이나 영상에 '흐림 처리'하는 이유는 선정성·폭력성을 감추거나 개인의 신상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희생자를 알리기 위해 유가족이 고이 준비한 영정사진을 '흐림 처리'해 보도하는 것은 본래 목적에도 맞지 않은 언론의 과도한 자기검열일 뿐입니다.
아직도 온라인상에는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을 '흐림 처리' 없이 그대로 보도한 영상과 사진 보도가 남아있습니다. 참혹했던 현장의 모습은 그대로 보도하면서 공개를 원하는 유가족의 사진에는 '흐림 처리'하는 언론의 이중적인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참사 당시, 언론은 절제하지 못한 채 선정적이며 부정확하고 부적절한 보도를 남발했고, 언론계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을 바라보며 언론이 과연 제대로 성찰하고 참사 보도에 임할 준비가 되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언론의 진정한 자성이 필요합니다.
* 모니터 대상 :2022년 11월 22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9>(평일)/<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7>(평일)/<뉴스센터>(주말). 2022년 11월 23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경제,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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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현장 노출한 언론, 유가족 회견은 '흐림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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