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슈룹>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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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가보니 관전 포인트가 대치동보다 치열한 '왕실교육', 궁중 사모들의 '왕세자 경쟁'이다. 대치동 학원가나 1:1 수업, 족집게 과외 등의 치열함이 왕실에도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 문장을 읽으며 나야말로 아이에게 맞는 교육을 잘 시키고 있는지 돌아본다. 확신할 수 없다. 공부가 싫다는 아이에 맞춰 최소한의 학원을 보낸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그조차도 싫어한다. 하루에도 한숨을 몇 번씩 쉰다. 난 그런 아이를 보며 함께 한숨을 쉬기도 하고, 어떨 땐 아이가 보는 유튜브를 같이 보며 깔깔 웃기도 한다. 중심을 못 잡겠다.
'흥! 엄마가 뭐 슈퍼우먼이야? 어떻게 우산처럼 아이의 어려움을 다 막아줘? 어떻게 맞는 교육을 딱딱 시켜?'
괜한 자격지심에 <슈룹>을 보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지인이 드라마 <슈룹>에서 중전 역할을 맡은 김혜수에게 오은영 박사의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응? 그 드라마는 조선판 대치동 교육 얘기 아니었어?'
궁금한 마음에 못 봤던 회부터 다시 챙겨보았다. 이 관점으로 드라마를 보니 놓쳤던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의 몸이지만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계성대군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하고 보호해주는 중전. 다른 이들이 별로 기대하지 않는 성남대군을 믿어주는 중전.
세자를 뽑는 경합이 치러질 때 후궁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제 자식 밀어주기에 힘을 쏟지만 중전은 음모로부터 아들을 지키는 일만으로도 바쁘다. 오히려 중전의 곁을 보필하는 상궁들이 대군들의 경합 우승을 위해 다른 후궁들처럼 편법을 쓰지 않아도 되냐며 걱정한다. 그러나 중전은 자신만의 소신대로 아이들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