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전공연으로 펼쳐진 호남우도농악보존회 풍물패의 농악 한마당
조종안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충남 '부여은산별신제(백제 부흥군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행사)' 대표단이 참석하여 행사 의미를 더했다. 그런데도 언제, 누구에 의해 오성인 추모제를 지내게 되었는지 그 연원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군산문화>와 관련디지털 자료, 도움말 등을 통해 찾은 그 내력을 소개한다.
농촌에 텔레비전이 귀하던 1984년경 초가을 어느 날, 옥구군 성산면(현 군산시 성산면)에 사는 황원택(黃元澤: 당시 성산면장) 씨는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오성인 전설' 프로를 방청했다고 한다. 백제 오성인의 죽음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전파를 타고 계곡물 흐르듯 흘러나오는 성우의 애틋한 목소리는 황 면장을 감동하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향마을 이야기 프로를 감명 깊게 방청한 황 면장은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확인하고 그동안 한 번도 찾아뵙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황 면장은 다음날 소주 한 병과 마른안주, 그리고 낫을 들고 잡초 우거진 오성인 표를 찾아 벌초하고 술잔을 올린다. 이후 황 면장은 명절이 다가올때마다 성묘했고, 이는 마을에서 화제가 되었다.
소문을 접한 당시 남정근 옥구문화원 원장은 향토사에 박식한 지인에게 오성인 전설 근거를 의뢰했다고 한다. 이후 남 원장은 몇 사람과 상의 후 이인효(훗날 옥구군 의원) 씨와 함께 옥구 군수에게 건의하여 오성인 묘를 개보수하는 등 묘역을 정리했다. 1986년 12월에는 '五聖人 之墓(오성인 지묘)'가 음각된 돌비석을 세우고, 마을 사람들이 매년 가을 오성산 산정에서 제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