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당시 찰스 왕세자가 영연방 지도자 리셉션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찰스 3세는 국제 행사 지원 역할에서 한 발 더 나가 2007년 '열대 우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를 읽고 기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뒤 내린 결정이었다. 당시는 경제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분위기 속에서 보존보다 개발로 기울어져 있었다. 이 논의틀을 뒤집기 위해 그는 열대 우림 보존이 더 경제적 가치가 있다며 인식의 전환에 기여했다. 또한 정부와 기업 그리고 비영리 단체를 묶어 접근 50억 달러의 기금도 마련했다.
열대 우림 프로젝트의 성공에 힘입어 찰스 3세는 2010년 열대 우림 프로젝트의 확장판인 국제지속가능성기구를 설립했다. 열대 우림뿐 아니라 불법 동물 사냥, 지역 사회 중심의 식량 공급, 기후 변화로 인한 건강까지 다룬다.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최대로 사용해 주목할만한 효과를 거두었다.
2017년에는 '지속가능한 면직물 성명'을 작성했다. 2025년까지 모든 면제품을 지속가능성 있는 자재로 생산한다는 내용으로 나이키, 리바이스, H&M, IKEA 등 13개의 국제적인 기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냈다.
같은 해에 '코코아 산림 이니셔티브'를 만들었다. 코코아 회사들이 상호 협력해 산림 파괴를 막는다는 협정이다. 유수의 초콜릿 회사들인 이탈리아의 페레로, 벨기에 고디바, 스위스의 린트와 네슬레, 일본의 메이지, 미국의 허쉬, 독일의 리터스포트, 영국의 막스앤스펜서와 마즈 등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찰스 3세는 이 두 프로젝트를 같이 했던 토니 주니퍼와 함께 <조화: 우리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2010년 출간했다. '이것은 혁명에 대한 요구다'라는 문장으로 운을 뗀 찰스 3세는 현시대를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단절의 시대'로 규정하고 자연과 인간의 삶을 다시 연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명론자'가 된 70대의 찰스 3세는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인류가 '전쟁기와 같은 자세'로 기후 문제에 임해야 하며, 사적 기업 영역을 통제하는데 '광범위한 군대식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를 과격하게 만든 동기는 의외로 소박했다. "무언가를 해야 하는 시점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손자들에게 비난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반전의 기회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