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가맹점
한승재
"피 묻은 빵은 먹지 않겠다"
SPC그룹의 비윤리적 경영 실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 10월 15일, 20대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사망했다. 이에 허영인 회장(SPC그룹)은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약속 이틀 뒤인 23일, SPC그룹 제빵공장에서 40대 노동자의 오른손 검지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81개 여성·노동시민단체는 10월 26일, 기자회견에서 "잇따른 사고는 무리한 작업 물량으로 안전장치 없이 혼자 일하다 벌어진 참사"라 지적했다. 그동안 SPC그룹은 안전장치를 설치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노동 안전을 외면했다.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던 소비자들은 "피 묻은 빵은 먹지 않겠다"라며 불매운동에 나섰다. 가맹점 불매부터 시작해, 온라인상에서 SPC그룹의 제품을 찾아 배포하는 등 소비자들의 움직임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불매운동으로 나타난 가치소비
소셜 미디어의 확장은 소비자가 브랜드 평판이나 제품의 품질을 고려해 소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들었다. 2018년부터 SPC그룹과 관련한 제빵 노동자의 단식 투쟁, 노총 인사 정리 등 연이은 이슈가 불거지자 소비자들은 SPC를 불매하기 시작했다.
대표 브랜드 가맹점 불매와 더불어 숨은 제품까지 찾아내 공론화하는 이번 불매운동의 양상은 가치소비의 특징이 묻어났다. 가치소비는 '소비자의 소비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는' 윤리적 소비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