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침으로 설치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명칭에 ‘사고 사망자’라고 표기한 것이 참사를 의도적으로 축소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서울교육청에 설치된 분향소 현수막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로 교체되었다.
권우성
"중심을 좀 잘 잡아주세요."
3일 오후 2시 30분, 서울시교육청 정문 옆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서울시교육청 직원 한 명이 동료 직원 3명에게 새로 만든 현수막을 분향소 한복판에 정확히 걸 수 있도록 이같이 말했다.
3일 만에 분향소 명칭 바꾼 이유
이날 새로 만든 현수막을 걸면서 서울시교육청의 분향소 공식 명칭은 3일 만에 바뀌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0월 31일 분향소에 걸었던 현수막엔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날 변경된 분향소 명칭은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다. '사고'를 '참사'로, '사망자'를 '희생자'로 각각 바꾼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조희연 교육감이 직원들과의 논의 끝에 분향소 명칭 변경을 지시한 때는 지난 2일 오후 늦은 시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사와 학부모들은 조희연 교육감에게 보낸 문자와 페이스북 댓글 등에서 "국가 공권력에 의한 인재가 확실한데도 서울시교육청조차 참사가 아닌 사고, 희생자가 아닌 사망자라고 하다니 말이 되느냐" "분향소 글귀를 바꾸지 않는다면 희생된 학생들에게 죄를 짓는 것" "광주광역시는 (명칭을) 바꿨는데 왜 망설이는 것이냐"고 따지기도 했다(관련 기사 :
광주광역시는 '참사 희생자'로 바꿨는데, 서울시교육청은? http://omn.kr/21g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