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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나오는 이상민 장관 사퇴 혹은 파면 요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여권 내의 반응이 엇갈리자, 이 장관의 발언은 지적하면서도 그의 파면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는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앞서 이상민 장관은 이태원 압사 참사의 원인에 대해 "그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며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라고 발언해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관련 기사: 이상민 "특별히 우려할 정도 인파 아니었다" 154명 사망·132명 부상).
이후 이 장관은 행정안전부를 통해 3줄짜리 입장문을 발표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이나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당초 발언 자체를 철회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관련 기사: 이상민 장관의 세 줄짜리 '유감표명' 발표). 특히 여권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은 '파면'까지 언급하고 나섰다(관련 기사: 유승민 "선동성 주장 안 된다는 장관부터 파면해야").
이런 상황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애도 기간에는 정쟁을 지양하고, 사고 원인이나 책임 문제에 대해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는) 5일까지는 내 의견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닫았다.
"두둔할 생각은 없다"라면서도 "지금은 사고 수습이 제일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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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취지의 답을 내놓았다. 그는 "국가의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모든 걸 다 수용하고 또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이런 경우는 국가가 책임이 없고 저런 경우는 책임이 있고 이렇게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러한 엄중한 사태에 있어서 논리적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상민 장관의 책임회피성 발언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다만 "지금 파면 얘기를 내놓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라며 "이상민 장관께서도 지금 밤잠 못 주무시면서 일하고 있잖느냐. 그런 문제를 지금 왜 거론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은 모든 당력을 또 국력을 집중해서 빨리 이 사태를 마무리하고 수습하는 게 제일 먼저"라며 이상민 장관의 거취에 대한 지적에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 역시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제가 이상민 장관을 두둔할 생각은 전혀 없다"라고 전제한 뒤 "행안부 장관은 또 경찰청을 소속기관으로 두고 있고 경찰을 지휘하는 입장에서 경찰의 사기라든가 경찰의 법적인 책임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아주 가치중립적으로 그렇게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서 국민이 받아들이기에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주무 장관"이라며 "말씀하시는 데 대해서 (국민들께서)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까"라고도 말했다.
다만 "행안부 장관의 미흡한 점을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해를 한다"라면서도 "그런데 지금 상황이 국가 애도 기간이고, 또 그동안 후속 조치, 사고 수습, 그러고 나서 책임자에 대한 또 어떤 조치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이야기했다. "행안부 장관은 어쨌든 주무 장관으로서 어떤 형태로든, 도의적 책임을 지든, 또는 법적 책임을 지든, 또 충분히 그런 기회가 있을 텐데"라며 당장 사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핼러윈은 축제 아닌 현상? 유상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인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핼러윈 축제를 '축제'가 아니라 '현상'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명확한 주최자가 없어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축제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취지였지만, 이 역시 면피성 발언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법률가의 입장에서 용산구청장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할 수 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조금 더 자제하시고, 먼저 '현장 대응에 소홀한 점이 있다면 그 점은 우리들 책임'이라는 입장으로 접근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라며 아쉬워했다.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전혀 거기는 뭐 100% 동의할 수가 없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상범 의원은 "그동안 축제가 이태원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서 이미 계속적으로 젊은 사람들의 행사가 돼 있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안"이라며 "비록 법적인 주체는 없더라도 늘 그 행사는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거기에 대해서 조금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 아쉬운 부분은 100% 인정을 해야 한다"라며 "단순한 '현상'이라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이건(참사는) 그렇게 볼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역시 이날 사전 안전 대책이 미비했다는 지적이나,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현상' 발언 관련 질문을 받았으나 "지금은 추모의 기간이고 애도의 기간이다. 거기에 마음을 몰아달라"라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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