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도 탁구 리그를 찾아다니며 참석한다. 나홍준탁구클럽 복식리그에서 3등!
신선숙
만년 5부로 있다가 4부로 승급했을 때 나는 처음으로 '연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상대가 있는 스포츠는 혼자만 잘한다고 절대 이길 수 없다. 이기려면 내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은 상대가 실수를 하는 것도 내가 이기는 또 다른 길이었다.
11점을 먼저 내면 이기는 탁구에서 9:9까지 접점이 벌어지고 있을 때 나는 내가 가진 가장 강한 서브를 넣거나 서브 후에 나에게 돌아온 볼을 무조건 강하게 쳐버리는 식으로 얼른 게임을 이겨 버리려는 마음이 앞섰다.
그건 내가 실수를 하지 않을 때는 통할 수 있었지만 매치포인트에 다 왔을 때는 달랐다. 조급함, 무조건 이기겠다는 욕심이 더해져 열 번 중 아홉 번은 점수를 내주고 패배하곤 했다.
'연결'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게임에서 나는 처음으로 승리를 맛봤다. 11점을 내기 전까지는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자기 암시를 끊임없이 했고, 끝까지 '연결'을 하려고 했다. 마침내 상대방이 참지 못하고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이길 수 있었다.
끝까지 '연결'을 한 나는 4부로 승급했고, '연결'을 끝내려고 한 상대는 5부에 남게 되었다. 쩝쩝, 사실은 운이 좋았다. 5부에서 4부로 승급했을 때는 '연결'의 중요성을 깨달았는데, 이제 3부가 된다는 건 인생이 탁구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숟가락이 탁구 라켓이 되어 메추리알에 회전을 넣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거나 탁구를 치지 않는 사람과는 점점 할 말이 줄어드는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 이제 3부가 되어가는 중인 것이다.
사실 그 하나에 인생 전체를 갈아넣고 몰입해야만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어디 탁구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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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호기심 많은, 책 만드는 편집자입니다. 소심한 편집자로 평생 사는가 싶었는데, 탁구를 사랑해 탁구 선수와 결혼했다가 탁구로 세상을 새로 배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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