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동 삼호천 하류의 정어리떼.
윤성효
아열대 회유성 어종인 정어리는 9~11월이 제철이며 경남 연근해에서 잡힌다. 이번 정어리 떼죽음의 원인은 '용존산소 부족으로 인한 질식사'로 결론났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9일 "현장조사 당시 용존산소 농도 3㎎/L 이하의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수심 4m층부터 바닥층까지 관측되었다"며 "산소 부족으로 인한 질식사"라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정어리는 다른 어종에 비해 산소요구량이 높은 어종"이라며 "과거 미국(2011년), 인도네시아(2016년), 칠레(2022년) 등에서도 용존산소 부족으로 정어리가 대량 폐사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시커멓게 떼지은 정어리 출몰, 특이현상"
한편 최근에는 정어리가 무리를 지어 몰려다니는 현상도 목격됐다. 지난 15일 경남 통영시 한산면 용초도 연안에서 다량의 정어리 무리가 관찰됐다. 15cm 내외의 정어리가 해안가에서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육안으로 관찰 가능할 정도였다. 어민들은 "방파제, 물양장 등 서너 곳에서 시꺼멓게 떼를 지어 다니는 정어리가 발견되고 있다"며 "특이한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어리 떼는 부산 해운대 앞 바다에서도 관찰되었다. 지난 19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40~50m 떨어진 바다에서 거대한 정어리떼가 출몰했다.
이같은 현상은 갈치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최근 들어 남해안에서 갈치가 많이 잡히는데 진해만 방파제에서는 밤에 집어등을 켜놓으면 갈치가 몰려들어 어민들이 뜰채로 잡아낼 정도다. 한 낚시객은 "진해만에 낚시를 자주 가는데 지난 주말에는 갈치 떼가 어머어마하게 몰려들었다. 주민들이 방파제에서 뜰채로 퍼올리고 있더라"며 "엄청난 갈치 떼가 방파제 앞까지 몰려 들었고, 양식장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임현정 남동해수산연구소장은 "남해안에 갈치가 많다. 갈치나 정어리가 해류를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해역에서 물고기의 이동을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갈치는 해안가로 왔다가 해류를 따라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먼 해상에서 무리를 지어 있으니까 정어리가 내만으로 왔다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갈치를 피해 몰려다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상위 포식자인 갈치가 연안으로 이동함에 따라 정어리가 먼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갈치를 피해 떼로 이동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