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연합뉴스
6년 전 필자는 부채 제로를 선언했었다. 하던 가게를 정리할 때, 이 나라 국민의 최대 소원인 내 집을 과감히 정리해버린 것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대출 계좌의 잔액을 걱정하며 전전긍긍하는 삶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중한 내 집을 팔았을 당시, 섭섭하면서도 정말 묘한 해방감을 느꼈었다. 이제 더 이상 대출 계좌의 잔액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매달 꼬박꼬박 내던 이자로 가족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여행을 즐기는 등 가족과 함께하는 삶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 환경은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내 삶의 방향을 금방 원점으로 돌렸다. 또 빚을 지게 된 것이다. 10년 전 가게 근처에 전세로 얻은 아파트는 지난 기간 동안 3~4배나 올랐고 여기에 자녀들의 대학 진학으로 생긴 교육비용 상승 또한 상당했다. 거기에 작년까지 운영하던 작은 사업은 코로나 재난에 직간접적 타격을 받아 좌초했기 때문이다.
결국 난 현재 6년 전 그때처럼 대출 계좌의 잔액 상황에 항상 긴장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래야 신용 시대의 가장 큰 재산인 신용등급의 추락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리의 고공행진에 한 달에 한두 번은 가족과 즐기던 외식은 되도록 줄이고 마트에서 보던 장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고, 어느덧 성인이 된 첫째는 취업을 했으며 대학생인 막내까지 알바에 뛰어든 요즘, 우리 가족은 역대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팍팍한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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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집 팔아 '부채제로' 선언... 지금 상황 기가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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