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멋진 무등산
김지원
모든 계절의 산이 좋지만, 가을은 등산하기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산들바람이 기분 좋게 선선한 기운을 불어넣고 파랗고 높은 하늘이 가까이 오라고 부른다.
산에 오르는 동안에도 땀이 나는 순간, 잠깐 호흡을 가다듬는 순간, 물을 마시려 멈추는 순간 기분 좋게 불어오는 산들바람의 애교에 기분이 좋다. 힘들다는 순간을 느낄라치면 바람이 불어와 생기를 충전해준다. 그래서 가을은 산에 오르는 것이 좋다.
광주에 있는 무등산에 갔다. 서울에서 3시간 반 버스를 타고 광주에 도착해 거진 5시간 반을 등산 후 4시간 걸려 다시 서울에 돌아오는 여정. 길고 긴 하루였지만 충분히 그럴만했고 매우 만족한 가을 산행이었다.
특히 정상에 올라서 마주하는 탁 트인 풍경과 능선의 원근감이 만든 농담은 가슴을 벅차게 한다. 산에 오른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짜릿함과 통쾌함이다.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낌, 모세혈관까지 몸의 모든 통로에 막힘없이 신선한 피가 쫙 도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