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
최윤애
플로깅 당일 약속장소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것도 우리였다. 혼자였다면 머쓱했겠지만 의욕 넘치는 어린이 둘과 함께라 거리낄 것이 없었던 우리는 남보다 먼저 플로깅을 시작했다. 숲이라 불리는 공원에는 눈에 띄는 쓰레기들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함부로 버려진 작은 담배꽁초들이 훨씬 더 많았다.
공원에서는 금연이 기본이지만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어른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본보기가 되어야 할 어른들의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들을 대신한 부끄러움을 꾹꾹 삼키며 묵묵히 아이들 뒤를 따랐다. 사과하는 의미로 쓰레기봉투라도 활짝 벌려주자는 마음이었다.
몇몇 어르신이 쨍한 태양 아래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 딸들을 보며 좋은 일을 한다고 칭찬해주었다. 내가 속한 단체의 회원들도 먼저 쓰레기를 줍고 있는 딸들에게 환한 미소와 칭찬으로 격려했다. 쓰레기를 치워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일은 선한 일임이 분명하다.